[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축구 경기에서 애매한 골 상황을 정확히 판정하기 위해 앞으로는 전자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
축구 경기 규정을 만들고 보완하는 기구인 국제축구위원회(IFAB)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회의에서 ‘골라인 테크놀리지’를 공식 경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골라인 테크놀리지는 볼이 골라인을 넘어갔을 때 심판에게 바로 알려주는 전자 기술을 말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골라인 기술이 경기에 바로 도입될 수 있도록 IFAB의 결정을 승인했다.
골라인 기술은 이르면 오는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부터 선보일 전망이다. 각국 리그도 자체 상황을 고려해 기술의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FIFA는 영국이 개발한 ‘호크아이(Hawk Eye)’와 독일이 설계한 ‘골레프(GoalRef)’를 공식 골라인 기술로 승인했다. 호크아이는 골문에 설치된 6대의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로 볼을 찍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심판에게 알려주는 장치며, 골레프는 공에 전자칩을 심어 골라인을 넘어가면 심판에게 즉시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 장치다.
그간 애매한 골이 나올 경우 판정 시비로 인해 골라인 기술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줄곧 나왔으나, 심판이 내리는 잘못된 판정도 경기의 일부라는 전통적인 견해 때문에 도입을 보류해왔다. 그러나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오심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등이 도입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기 시작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대표적인 사례는 잉글랜드가 독일과의 16강전에서 1-2로 뒤진 전반 38분 램파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문 안에 떨어졌으나 득점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다. 당시 잉글랜드는 오심으로 인해 한 골을 잃어버린 탓에 맥이 풀려 독일에 3골을 더 내주고 완패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도 지난달 21일 잉글랜드와의 유로2012 조별리그 경기에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음에도 골로 인정되지 않아 0-1로 졌다. 이로 인해 잉글랜드는 8강에 진출했고, 주최국인 우크라이나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한편 IFAB는 경기 중 히잡을 쓸 수 있도록 복장 규제를 완화했다. 이전까지 FIFA는 몸싸움 중에 목이 꽉 조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 이슬람권 여성이 사용하는 히잡의 착용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이슬람 회원국의 여성 선수들은 출전을 기피하거나 히잡을 쓰고 뛰었다가 몰수패를 당하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이슬람 회원국이 많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은 목이 졸리지 않을 소재로 히잡을 제조할 수 있다며 경기 중 히잡 착용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번에 받아들여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