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측 사고 직후 조치 미흡..1주일후 구청에 신고

(인천=연합뉴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 맡겨진 2살된 아기가 심한 화상을 입었는데도 해당 어린이집이 사고 직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고발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고 경위에 대해 계속 말을 바꾸던 해당 어린이집은 사고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나 관할 구청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2일 이 아기의 가족으로 보이는 A씨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 쓴 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인천시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16개월 된 남자 아기가 화상을 입었다.

회사에 있다가 아기의 할머니에게서 연락을 받은 A씨는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A씨는 어린이집의 한 선생님에게서 "응가가 묻어서 씻기려고 욕조에 둔 뒤, 샤워기를 튼 상태에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뜨거운 물이 나와 아기가 데였다"는 말을 들었다.

아기는 현재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2도 화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어린이집 측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계속 말을 바꾸며 관할 구청에 늑장 보고를 한 것.

A씨는 글에서 "어린이집 측에서는 '고무장갑을 끼고 있어서 온도를 몰랐다'거나 '다 씻기고 옷 가지러 간 사이 화장실에 있던 다른 아기가 물을 틀었다'는 둥 말이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어린이집 측에서는 사건 다음날 구청에 신고할거고 구청쪽에서 조사차 병원에 나올거라고 했는데 아직도 구청쪽에선 안나왔습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사고 직후 어린이집 측의 조치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사고 당시 보호자에게 연락이 없었고 마침 아기의 할머니가 데리러 갔을 시간에 한 선생님이 화장실에서 아기의 엉덩이에 찬물을 뿌리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1층에 있는 있는 어린이집이라 CCTV가 없어 정확한 사고 경위는 현재 알 수 없는 상태다.

A씨는 또 "어린이집 쪽에서는 입에 발린 사과의 말만 할뿐 계속해서 사고 경위를 바꿔 말하는 등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습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글과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어린이집의 처사에 분노하며 비난 댓글을 달았다.

한 누리꾼은 댓글에서 "아기 키우는 엄마로써 너무 안타깝고 눈물이 나려고해요. 저 어린 아가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요"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행여 흉터가 지거나 아이가 커서 트라우마라도 생기면 어쩌나 싶네요"라며 안타까워 했다.

A씨는 글에서 "계속 고통스러워 '아아아아' 하는데 말도 못하는 아기가 '아프다 아프다' 소리치는것 같이 들려 눈물만 납니다"며 글을 마쳤다.

이 어린이집을 관할하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의 한 관계자는 "오늘 신고가 들어와 보육행정팀 관계자들이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며 "어린이집 안전공제회를 통해 의료비는 지급받게 된다"고 밝혔다.

해당 어린이집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사실 관계 확인을 거부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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