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위는 당초 800만 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230만 명(6월 25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관람객 수 예상치 크게 밑돌아

[천지일보 여수=이지수 기자] 여수엑스포가 중반을 넘어섰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지난 5월 12일 개막한 여수엑스포는 현재 수요예측 실패로 흥행에는 고전하고 있지만 다양한 전시관과 콘텐츠, 풍성한 문화예술 공연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어느덧 반환점을 돈 여수엑스포를 진단해 보고자 박람회장으로 향했다.

◆ ‘사전예약제’ 부활
지난 23일 오전 8시 광주에서 출발해 2시간 남짓 걸려 여수에 도착했다. 버스하차장에서 내리니 여수엑스포 행사장 1번 출입구가 보였다. 맑은 하늘, 고요한 여수 앞바다 물결과 어우러진 엑스포 행사장 전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냈다. 뜻밖에 박람회장은 한산했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린다는 아쿠아리움은 몇 겹의 대기행렬이 똬리를 튼 채 끝도 없이 이어졌다. 박람회장에 설치된 키오스크(전시관 예약 기기)를 확인하니 대기시간은 2시간. 한참 후 다시 확인해도 요지부동이다.

이러한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조직위에서는 인터넷 사전예약제를 다시 도입했다.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관람에 대해서만 예약할 수 있으며 오후 1시 전까지는 100% 선착순 입장이다. 먼 곳에서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다시 도입되는 사전예약제가 반가울 따름이다.

부산에서 온 박선진(20, 여, 부산시 사하구 신평2동) 씨는 “멀리서 왔는데 기다리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없어 줄이 짧은 곳만 골라서 관람하고 있다”며 “먼 거리에서 오는 사람들은 시간을 배분하면서 관람할 수 있으니 사전예약제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환 조직위 홍보실장은 “관람기회를 분배하는 데 있어 모든 분을 만족시켜 드리기에 어려움은 있으나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견을 수렴해 사전예약을 재개하는 만큼 다양한 관람객층을 균형 있게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수엑스포 개막 이후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는 사전예약제가 이번에는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볼거리의 ‘천국’… 유명 연예인 총출동
“와우!” 엑스포광장에서 펼쳐지는 외줄 타기 공연을 보던 외국인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외줄 타기 ‘판줄’을 선보이며 맛깔스럽게 던지는 김대균 명인의 농담에 관람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줄 위에서 앉았다가 튕겨 오를 때는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가족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김선웅(35, 남, 여수시 신월동) 씨는 “박람회에 오니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하고 있다”며 “특히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외줄 타기와 같은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어서 아이들 교육적인 면에서 유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해양광장에서는 인디밴드 ‘로맨틱 펀치’의 공연이 펼쳐졌고 해상무대에서는 여수엑스포를 대표하는 해상쇼 ‘꽃피는 바다’가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여수엑스포에서는 하루 평균 150여 회가 넘는 문화‧예술 공연이 매시간 곳곳에서 펼쳐져 관람객들의 지루한 대기시간을 달래주고 있다. 지난 12일 개장 이후 최근까지 열린 문화행사는 총 4500회가 넘는다. 조직위는 한류 열풍을 몰고 온 K-POP 공연 등 박람회 기간 총 8000여 회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여수엑스포를 다녀간 유명인사와 연예인도 1200명이 넘는다.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스웨덴 국왕 내외인 칼 구스타브 16세와 실비아 왕비,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 등이 여수엑스포를 다녀갔다.

특히 축구 영웅 박지성과 아이돌 스타 등의 출연은 여수엑스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지난달 31일 여수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한 축구 스타 박지성이 관람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제공)

◆ 저조한 흥행 실적… 지역 특수 실종
세계인의 관심 속에 화려한 막을 올린 여수엑스포. 그러나 중간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이는 저조한 흥행 실적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직위는 당초 800만 명의 관람객이 박람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까지 230만 명(6월 25일 기준)에 그쳤다. 절반이 지난 지금 예상대로라면 400만 명이 돼야 한다. 극찬을 받고 있는 전시관과 공연작품 등을 가지고도 관람객 유치에는 실패한 것이다.

관람객 저조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환승주차장 이용률도 낮아 여수 산단 1, 2주차장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흥행부진 속에 지역 특수도 실종됐다. 박람회장에서 차로 10분가량 떨어진 여수시 A 팬션 사장은 “문의전화는 오지만 실제 예약하는 사람은 얼마 없다”며 “박람회 하기 전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푸념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점심시간 북적대는 엑스포 행사장과는 달리 여수 시내 음식점은 대부분 ‘썰렁’한 모습이었다.

여수 시내 음식점 상인들은 한 손님이라도 더 받기 위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숙박업소 44곳과 음식점 101곳 등에서는 엑스포 입장권 소지자에게 5~10%를 할인해 주는 등 손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지난 23일 주말을 맞아 여수엑스포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관람을 즐기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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