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선 (사)한국기업윤리경영 연구원장

하반기 기업 경영환경이 심상치 않다. 연초의 상저하고(上底下高)-상반기 저조, 하반기 회복-로 예측됐던 우리경제가 하반기 들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경기의 하방(下方) 위험성이 커졌다. OECD나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은 잇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5%, 3.6%로 하향 조정했다. 일부에서는 이제 훈련이 아닌 전투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대외 경제여건을 바라보는 눈과 그 파급영향에 대해 관점의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기는 하나 특히 정책관계자들의 이견표출은 일반 국민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어 보기에 그리 썩 좋은 모습은 아니다.

관계기관이나 학자들은 경제전망이나 예측이 벗어난 것에 대해 타당한 이유를 들어 설명하기만 해도 본전(?)은 되지만, 현장에서 뛰는 기업들은 그리 단순치 않다. 사업계획 수립 시 전제되었던 환경요인을 재점검하고 사업계획과 활동을 보정할 수밖에 없다. 이때 경영자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시장개척이나 신상품 개발, 기존시장 확충과 같은 개척과 도전방안이다. 아울러 경기 둔화의 장기화나 돌발변수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투자조정, 사업조직 및 원가비용 구조혁신, 인력 재배치 및 조정과 같은 효율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자금유출입 전 부문을 점검하고 재무제표를 들여다 볼 때 원가비용 규모나 효율화 목표에 근접할 수 있는 손쉬운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기업이 인력이나 노동비용 감축이라는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은 이유이다. 노동비용 감축은 아주 효과 높은 전략이라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버렸으나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기업들은 평상시 겉으로는 고객만족이나 사회적 책임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속으로는 근로자를 대수롭지 않은 존재로 치부함으로써 스스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객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상시적 위기시대, 근로자의 창의력은 시장을 개척하고 지배하는 힘이다

근로자가 곧 기업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경영자는 우선적으로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서의 인적자원 운용의 중요성을 떠올린다. 기업의 물적ㆍ경제적 자원을 관리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근로자들이다. 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신상품 개발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하던 경영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글로벌 경영환경은 ‘상시적 위기’로 불릴 만큼 무한경쟁과 불투명, 복잡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고객과 시장트렌드, 경쟁기업, 기술융합과 발전, 금융시장 시스템이 급격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조직의 소수 리더만으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근로자 모두의 상시적 창조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객확보와 시장확충 그리고 조직 목표달성을 원한다면 내부고객인 근로자들의 만족이 외부고객인 시장의 만족과 결합되는 사슬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생각과 자긍심, 다양성을 존중하고 조직 내 곳곳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살아 숨 쉬도록 해야 한다. 사람의 도움은 돈으로 살 수 있으나 사람의 마음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옛 말이 있다. 창조력, 창의적인 연구력, 문제처리 능력은 모두 사람의 머릿속에 있음을 스티븐 코비는 강조한다. 임직원들 모두가 기업의 책임자이자 주인, 그리고 경영자로서의 개인이 되도록 유도하는 인적자원운용, 개인의 존엄과 가치, 창의성을 존중하는 실천적 경영전략이야말로 위기극복과 지속성장의 지름길임을 숙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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