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구가 지역 내 대형교회와 복지재단이 비영리 목적의 부동산으로 수익사업을 벌이고도 재산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소망교회 등 대형교회 10곳과 밀알복지재단 등 사회복지단체에 대해 모두 5억 74만 원의 재산세와 취득세를 부과해 추징했다.

이 일을 계기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빗장이 풀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종교인 과세에 대한 찬반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실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은 계속돼 왔다. 종교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세금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입장과 종교인 과세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왔던 만큼 ‘종교인 과세’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이에 정부가 처음으로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종교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와 종교단체들은 2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관에서 비공개로 종교인 과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천도교 등 5개 종파 대표자들이 참석했으며, 종교계 대표자들은 원칙적으로 ‘종교인들의 소득세 납부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강제적 수단보다 자발적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또한 근로소득세를 적용하는 것보다는 ‘성직세’를 신설하자는 의견과 소득세를 내고 싶어도 절차가 복잡하니 정부가 가이드북을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의견이 오고 갔다고 한다.

사실 종교인은 소득세법상 면세 대상이 아니다. 단지 관행적으로 면세해 왔고, 이에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종교인들도 있어 ‘종교인 과세’에 대한 논란은 형평성과 함께 늘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만큼 정부의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도 불분명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종교인과의 대화의 자리 또한 종교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로 조만간 다시 간담회를 열어 구체적인 과세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말처럼 ‘종교인 과세’에 대한 정확하면서도 구체적인 결과가 나와야 할 것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국민이기에 세금의 의무가 있지만 종교인들 중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농후한 것이 오늘날 한국 종교계의 현실인 만큼 과세가 부담이 되는 이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 또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만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것은 종교인 과세에 대한 의견 수렴을 종교계 대표자들과 한다는 부분이다. 과연 누가 종교계를 대표하며, 그들의 의견이나 주장이 과연 대한민국의 모든 종교인을 대표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최근 강남구가 일부 대형교회와 사회복지단체에 세금을 부과한 바 있다.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비과세 대상 종교부동산 이용실태를 감사한 결과다. 이에 대해 대부분 다분히 세속적인 방법으로 수익사업을 해 돈은 돈대로 벌면서도 세금은 세금대로 내지 않은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세금 부과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대부분의 대형교회의 경우 건물 내에 카페와 베이커리 등을 운영해 돈을 벌거나 미술관이나 공연장으로 활용하는 일이 많다. 또한 영어나 문화강좌 등을 개설해 회비를 거두기도 한다.

본래 교회의 목적은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교훈과 그 뜻을 가르치는 곳이다. 2000년 전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에서 매매하는 모든 자를 내어 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저희에게 이르시되 기록된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드는도다 하시니라(마 21:12~13)”고 말씀하신바 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본래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증거하고, 그 참뜻을 알려 하나님께서 맡긴 하나님의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는 것이 그 제일의 목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명목 하에 진정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일인지, 아닌지도 분변하지 못하고 너무도 많은 사업과 일을 벌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사업’이라는 탈을 쓰고 행해지고 있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 남을 돕는 선한 일에 쓰이는 데 부과된 세금이 온당치 않다는 일부 교회의 언행이 과연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언행인지 묻고 싶다.

지금 한국교회는 진심으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한다. 내가 과연 하나님의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우리가 교회 안에서 하는 모든 일들이 합당한지 돌아보는 한국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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