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여론조사를 할 때 제일 정확한 방법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정확한 여론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비용의 문제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것은 예상할 수 있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측이나 여론조사기관에서 이런 비용을 감수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 보통 여론조사를 보면 1000명을 대상으로 하고 오차범위가 3%니 2.5%니 하는 사족을 달고 있다. 이 정도의 표본이면 여론조사의 결과치를 내는데 무리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1만 명이면 더 정확하겠지만 역시 비용이 10배로 들어가니까 대략 1천 명을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지금 새누리당에서 비박계의 예비후보들이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하면서 참여를 원하는 수백  만 명을 국민경선에 참여시키자고 말하고 있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역선택의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역선택의 문제가 전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의 비박계는 여야가 동시에 국민경선을 하고 1개 정당에만 참여하게 하고 말썽 많은 모바일투표를 제외하고 직접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비용에 관한 문제는 얼마가 들더라도 당연히 국가에서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야당과 여당일각의 주장을 보면 대선후보 선택을 위한 국민투표와 다시 대선투표를 하는 2번의 투표인 것이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3~4개월을 국민투표 정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를 중요한 국민적인 행사로 만들고 선거 기간 동안 국민의 이목을 선거에 붙들어두고 축제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뜻이라고 본다. 과거보다 더 시끄러운 정치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국민들은 민생을 걱정하고 경제를 걱정하는데 정치권은 정치축제를 열면서 국고를 필요이상으로 지출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압도적으로 현저히 뛰어난 후보가 결정되어 있고 민주당에서도 현저히 앞서가는 후보가 정해져 있다. 여기에다 장외의 강력한 안철수 원장이 있다. 안철수 원장이 민주당의 경선에 참여할지 나중에 민주당 후보가 정해진 뒤에 결선투표를 하게 될지는 설왕설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강력한 대선주자임에 틀림없다.

안철수의 지지율은 새누리당의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지지정당이 없는 국민의 지지까지도 포함되어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야권이 안철수로 단일화된 후보를 내놓으면 박빙의 선거가 진행될 것이라고 여론조사의 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즉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와 접전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것이다. 지금 현재로서는 야권의 단일주자로 옹립될 가능성이 많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안철수 원장을 모셔 와야 한판 승부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여진다.

완전국민경선을 한다고 가정을 해도 수백만 명을 참여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여론조사의 모집단과 같이 지역별로 연령대별로 인구별로 각 1천 명 내의 대상자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대선은 한 번 더 치를 것이기 때문에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국적으로 1만 명이면 족할 것이다.

여론조사의 결과치와 실제투표의 결과치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에 큰 오차가 나서 다르게 나온다면 기존의 여론조사는 모두 틀린 것이고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결과가 지금까지 틀린 적도 없고 여론조사의 결과를 믿어왔던 전례를 보더라도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여야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주장하기에 앞서서 여론조사의 결과를 신뢰할 필요가 있다. 예산낭비와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국민의 사기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서라도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합리적인 국민경선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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