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사단 장병들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1사단 제공)

“6.25 때 산화한 청춘들, 그들이 지키고 살려낸 것은 다름아닌, 우리의 생명이었다”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말을 해보면 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숨기려고 해도 철학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흘러나오는 사유의 깊이가 다르다. 1사단장은 철학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그는 부하들에게 말할 때 목소리에 힘을 싣거나 강요하지 않았다. 대신 ‘공감의 언어’를 사용했다. 물이 낮은 곳으로 향해 만물을 적시듯,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장병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장병들을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잠재적 리더’로 인식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군생활은 미래 리더가 되기 위한 ‘수련기간’이 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

특히 사단 전 장병이 군생활 중 목표지향적 자기계발을 통해 모두가 자신의 인생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의 생각은 행동을 낳고, 행동은 습관을 만들며, 습관은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해 결국, 그 인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한다. 따라서 군생활을 통해 올바른 가치를 지향하며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면 훗날 사회로 돌아가서도 리더다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1사단장은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그래서 피동적이고 나태하게 생활하는 인원들을 계몽하고 일깨우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중 그는 이 시대 청소년들의 안보‧역사 인식의 부재를 걱정했다. 1사단장은 한 일간신문의 설문조사를 근거로 우리 초중고 학생들의 36%가 천안함 폭침사건을 누가 일으켰는지 모르며, 6.25 전쟁도 언제 누가 일으켰는지 정확히 아는 학생이 50% 수준에 머무는 것을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나라의 운명을 책임지는 나이가 되었을 때, 과연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에 입대한 장병들이 조국과 부모·형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사명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선 “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조국, 이 땅 한반도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은 외침을 받았고, 그 가운데 선조들께서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 우리를 지키셨는지, 그래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인지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인식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장병들에게 ‘자신이 조국의 부름에 따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이곳으로 달려온 이 시대의 애국자임을 한시라도 잊지 말고 군인으로 있는 동안 군인답게, 애국자답게 살자’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사단장은 국민들이 6.25 때 쓰러져 간 우리의 청년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6.25 남침전쟁 때 이 땅의 수많은 청년들, 특히, 바다 건너 해외에서도 우리의 청년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참전했습니다. 그들 중 많은 분이 이 땅에서 전사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시신조차 찾지 못한 채 6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13만여 명의 꽃다운 젊은이들의 주검이 지금 우리가 지키고 서 있는 강토의 곳곳에 묻혀 있습니다. 그 중 국립묘지에 묻힌 사람은 채 2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지켜낸 것이 우리의 조국이요, 살려낸 것은 우리들의 생명입니다. 그분들의 피가 아직 마르지 않았고, 몸이 다 썩지 않았건만 우리들은 그분들을 잊었습니다.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됩니다. 그분들이 피로 지킨 이 나라를 우리가 지켜내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소명’입니다.”

※ 최전방 부대의 최고 지휘관은 적의 핵심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진과 이름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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