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걸 연출-이만희 작가 콤비 명작 ‘불 좀 꺼주세요’ (제공: 드림인터내셔널)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 연극의 기념비적인 작품 ‘불 좀 꺼주세요’의 원조가 다시 대학로 무대에 선다.

지난 1992년 대학로 극장 무대에 올라 3년 6개월 동안 20만 명이 넘는 최다 관객을 동원한 ‘불 좀 꺼주세요’는 서울정도 600주년 기념 타임캡슐에 소장될 정도로 다양한 기록을 보유한 작품이다.

이후로도 여러 연출가들에 의해 새롭게 무대에 올랐고, 이번에는 그 기록의 주인공인 원조 공연을 그대로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대를 모은다.

강영걸 연출과 이만희 작가의 만남은 운명적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로 시작된다. 강 연출은 한국작가가 이 같은 작품을 쓴 것에 놀라 앉은 자리에서 밤을 새워가며 7~8번을 읽었다. 그리고 그 후로 ‘불 좀 꺼주세요’를 비롯해 이작가의 작품 중 총 7개의 작품을 연출해왔다.

언제나 만나서 서로 반갑고 함께하는 것이 즐거운 이 두 명콤비는 이번 ‘불 좀 꺼주세요’를 시작으로 향후 영화 약속의 연극판 ‘돌아서서 떠나라’ ‘피고지고, 피고지고’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총 4편을 연속해서 공연할 예정이다. 바로 ‘이․강 연극시리즈’ 프로젝트다.

그러나 앞으로의 대장정을 앞두고 이 작가는 근심이 많다. 강 연출의 건강 때문이다. 현재 식도암 투병 중인 강 연출의 성격상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에 몰입하기에 노심초사다. 강 연출은 “이번 작품이 나의 인생 마지막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최후의 힘을 쏟고 있다. 20년 전 ‘불 좀 꺼주세요’를 무대에 올릴 때는 작품을 형식에 맞췄다면 이번에는 형식을 작품에 맞추고 있다”며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세다.

또한 연극 ‘불 좀 꺼주세요’는 20년 전 연극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던 현장 그대로인 ‘대학로 극장’에서 다시 공연돼 더 의미가 있다.

배우 최승일, 남기애, 박성준 등의 연기력을 갖춘 중견 배우들과 88올림픽 굴렁쇠소년으로 알려진 윤태웅 등의 참신한 신인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선다. 연극은 7월 12일부터 9월 9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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