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박물관 최영 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2000여 종류의 카메라가 관련 악세서리와 함께 전시돼 있어”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사진은 기록이다. 비록 정지된 화면이지만 사진을 통해 그 시간에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사라져 가는지 알 수 있는 기록물이다. 이게 ‘사진’이 가진 매력이자 힘이다.

30년의 미국 생활을 접고 2000년 충무로에서 카페 카메라박물관을 10년 동안 운영하다가 최근 서울역 부근으로 카메라박물관을 옮긴 최영(57) 카메라 작가는 그 누구보다 카메라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카메라박물관에 들어서면 그가 지난 45년 동안 세계 각국에서 수집해 온 카메라 2000여 점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독일의 명품 카메라나 유럽 필름카메라 등이 관련 악세서리와 함께 전시돼 있다. 또한 그가 출간한 30여의 저서도 만나볼 수 있다.

그에게 카메라 수집 동기에 대해 넌지시 물어봤다.

“등산객이 산에 왜 가나요? 산이 좋아서 가는 거죠, 시인이 시를 왜 쓰나요? 시가 좋아서 쓰죠, 저 또한 그냥 카메라가 좋아요.”

그는 카메라 구석구석의 촉감을 느끼며 수집을 한다고 한다.

최영 작가와 카메라가 마치 산과 물이 잘 조합된 풍경같이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걸까.

최영 작가는 그 어느 카메라 하나도 쉽게 수집한 게 없다고 한다. 어렵게 수집한 만큼 수집하고 난 후의 기쁨은 말할 나위 없다. 그에게 또 하나의 기쁨은 자기가 추천한 카메라나 피사체가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을 때다.

그가 카메라박물관을 열게 된 동기는 뭘까.

“취미 활동도 있지만 저변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더 좋은 기종의 카메라를 가진 사람들이 여러 곳곳에서 나오기를 희망하면서 열게 됐습니다.”

카메라 박물관에는 매일 많은 사람들이 그가 수집한 카메라를 관람하기 위해 온다. 카메라 수집가들에게는 최영 카메라박물관은 사막 위에서 발견한 오아시스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카메라에 대한 목마름을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카메라 수집가로서 수집 과정에서의 고충을 잘 알기에 그는 열정적인 카메라 수집가들에게는 손실을 따지지 않고 카메라를 판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카메라를 값싸게 사 간 사람이 그 카메라를 장터에 내놔 떼돈을 버는 경우도 있다고.

최근에 그는 중국의 한 박물관에 카메라 200대를 6개월 단위로 빌려주기로 했다고 한다.

카메라를 팔 때의 최영 작가의 심정은 어떨까.

그는 아버지가 장성한 딸을 시집보내는 심정보다 더 아쉽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희귀종은 한 번 팔면 다시는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그의 가족 관계를 물어봤다. 최영 작가에게는 아내와 4명의 자녀가 있다. 다 내노라하는 대학 나와서 약사, 사업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4명의 자녀 가운데서 카메라에 취미가 있는 이는 없다고 한다. 말하는 그에게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그는 인사동으로 진출할 바람을 가지고 있다.

현재 카메라박물관은 카메라를 진열하기에도 비좁아 인사동에 4층 정도의 건물에 카메라를 진열할 계획이다.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인사동이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게 될 거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현재 독일의 카메라인 ‘라이카’의 정석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있으며 대학교 특강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또한 5분짜리 독립 영화 제작을 계획 중이다.

카메라 없이 그의 인생을 말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인생에 있어 카메라는 가족 못지않은 소중한 친구이자 삶의 즐거움이다.

그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들이 이전에 했던 어떤 일보다 더 값진 결과를 얻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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