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올여름 벌어질 2012 런던 하계올림픽은 국내 방송 3사들이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해야 하는 첫 올림픽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첫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인 이번 런던올림픽서 협력체제를 이루며 순차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지난 3월 런던올림픽 합동방송의 구체적인 방법에 합의하고 공동발표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3사는 실무진 협의를 통해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열리는 대회 기간 중 주요 12개 종목을 순차 방송하며, 대한민국 대표팀과 선수가 출전하는 결승전과 3‧4위전, 준결승, 시상식 등에 대해 2개 방송사 생방송, 1개 방송사 딜레이 형태의 합동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각 종목에 대해 주‧서브 방송사를 각각 정해 운영키로 했는데, 유도, 태권도, 사격, 레슬링은 SBS와 KBS가 각각 주‧서브 방송사로 결정됐다. 수영, 배드민턴, 역도, 복싱은 MBC와 SBS가 각각 주‧서브 방송사가 됐으며, 양궁, 체조, 펜싱, 탁구는 KBS와 MBC가 각각 주‧서브 방송사가 됐다. 주‧서브 방송사의 개념을 살펴보면 주 방송사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해당 종목 예선부터 결승전, 시상식까지 모든 경기를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으며, 서브 방송사는 준결승, 결승 및 시상식을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다.

12개 분할 종목 이외에 구기종목인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하키 등은 예선 1개사, 8강 이상 2개사가 각각 라이브로 중계할 예정이나 현재 이견을 조율중이다. 이밖에 개폐회식과 육상, 사이클, 카누, 조정, 승마, 근대 5종, 요트, 테니스, 트라애슬론 등 9개 종목은 3개 방송사가 원하면 모두 라이브로 중계토록 했다. 분할 종목에 대해 라이브로 할 수 없는 방송사는 추후 경기가 끝난 뒤 시차를 두고 재방송 형식으로 내보내기로 합의했다.

총 3100만 달러에 이르는 런던올림픽 방송 중계권료는 분담종목 비율에 따라 KBS가 40%, MBC와 SBS가 각각 30%씩을 내기로 했으며 제작인원도 KBS가 160명, SBS와 MBC가 각각 120명씩 총 400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합의된 내용 등을 점검해보면 MBC가 짭짤한 수확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메달이 유력하고 이미 올림픽 스타로 자리잡은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의 이용대-정재성 조, 역도의 장미란 등을 중계하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사원들의 장기파업에도 불구하고 MBC는 올림픽 종목 배분에서 좋은 선택을 하게 돼 올림픽에서 역대 강한 일면을 보였던 전통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올림픽 때 야구가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고, 박태환이 수영에서도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 올림픽 시청률에서 1위를 보였던 MBC는 이번 런던올림픽서 박태환, 이용대조, 장미란 등의 선전여부가 시청률을 좌우할 것이다.

KBS는 전통적인 금메달 종목인 양궁과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기대하는 체조의 양학선 등을 중계하게 돼 만족도를 높였다.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쥐고 있다가 합동중계에 합의한 SBS는 강세종목인 태권도와 유도 등을 중계하나 기대치에는 그리 못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4년 전 인터넷 방송시대를 열었던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IT기술이 진일보해 본격적인 모바일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방송 3사들은 최첨단 장비를 투입, 발 빠르고 신속한 시청들과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체제 구축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NS을 활용한 시청자와의 다양한 속보 연결 시스템과 실감나는 입체 동영상인 3D와 HD의 고화질 화면을 내보내는 데 주력할 양상이다.

런던과의 시차 때문에 주로 새벽에 대한민국 선수들의 경기를 방송을 통해 시청해야 하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밤잠을 설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4년마다 찾아오는 하계올림픽 열기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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