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비리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교회의 몸집이 커지고 교인 수가 많아지면서 교회는 더 이상 하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곳이 아닌 권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게 권력과 양적 성장에만 급급하다보니 교회 내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이는 한국교회의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대형교단이 나서서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 등을 펼쳤지만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본연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된 작은 교회 살리기 운동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하나님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상생하며 함께 부흥할 마음이 있었다면, 교회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안에서 곪아 터진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해결하기보다는 숨기기에 바빴고, 영적인 부분보다 형식적인 부분에 치중하다보니 종교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렸다는 비난의 소리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것이 바로 지금 한국교회의 모습이다.

최근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 사유화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조 목사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해 언급했지만 교회 측의 요청으로 대다수의 언론이 보도를 자제한 바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20여 언론사 중 일간지 한 곳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에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교회 측의 부탁에 아예 보도를 하지 않은 언론사의 의중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교계 언론이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직도 언론으로서의 사명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는 언론사와 언론인이 있다는 방증인 것 같아 씁쓸하다.

한국교회의 비리와 허물에 대해 비판하고 회개할 것을 요구하는 언론을 향해서는 한국교회를 저해하는 행동이라며 비난하기에 바빴지 정작 한국교회의 회복과 자정을 위해 선뜻 그 허물을 고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언론은 그리 많지 않다. 진정 한국교회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신앙인으로서 하나님이 바라시고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 교계언론이 되었으면 한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처럼 한국교회가 자성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려면 교계 언론의 역할이 중요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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