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유엔난민기구가 밝힌 ‘글로벌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전 세계적으로 8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난민이 대규모로 발생하는 나라는 거의 최빈국들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많은 수(27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이라크(140만 명), 소말리아(110만 명), 수단(50만 명), 콩고민주공화국(49만 1000명)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만 놓고 보면 난민이 발생하는 국가는 우리나라와는 지리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을 놓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우리와 같은 핏줄인 북한 주민 상당수가 난민과 마찬가지인 상황에 놓여 있다.

현재 탈북자 단체들은 탈북자 수만∼수십만 명이 북한을 떠나 중국을 떠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월 북한에서 불법적으로 중국에 들어온 사람들은 난민이 아니라고 밝혔다. 당시 중국은 “탈북자들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불법으로 중국에 넘어왔다. 이들은 불법 월경자이며 난민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탈북자를 강제 북송시켰다.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은 당연히 언어도단이다. ‘난민’은 인종, 종교 또는 정치적, 사상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이나 다른 지방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김씨 왕조의 독재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온 사람은 물론, 잘못된 정권 때문에 먹을 것이 없어 탈북한 사람 역시 난민이다.

한편 난민협약은 비인도적 처우나 형벌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으면 절대로 강제송환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UN 가입국은 ‘난민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 제31조’에 따라 생명과 자유의 위협을 피해 허가 없이 입국한 난민에 대해 불법입국 또는 불법체재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 지금 중국은 유엔 난민협약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G2(주요 2개국) 국가다. 그 위상에 걸맞은 상식과 지도력을 보여야 한다. 인권을 짓밟는 북한을 언제까지 모른 척하고, 탈북자를 북송할 텐가. 탈북자는 명명백백한 ‘난민’이다. 국제법에 따라 그들의 안전을 보장해 줘야 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