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길 공원이 광주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푸른길 공원가꾸기 운동본부 제공)

지자체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녹색도시’

[천지일보 광주=이지수 기자]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환경문제는 인류 최대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더군다나 도시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기란 어려운 것이 현실.

현재 광주광역시에서는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푸름을 선사하는 ‘도시숲’과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도시’ 건설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녹색 창조도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광주시를 들여다본다.

◆ 지구 살리는 ‘탄소은행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바로 ‘온실가스.’ 광주시는 가정에서부터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탄소은행제’를 시행 중이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탄소은행제를 통해 감축된 온실가스는 총 2만 5550톤으로 소나무 918만 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뒀다.

광주시는 광주은행과 협약을 맺고 2008년 국내 최초로 ‘탄소은행제’를 도입했다. 은행에서 ‘그린카드’를 발급한 후 각 가정에서 에너지절약을 통해 줄인 온실가스양만큼 포인트로 환산해 적립시켜주는 제도다.

전력을 1㎾ 줄이면 50~70원이 적립되고 절약이 많을수록 혜택은 누진된다. 지난해 대비 5% 이상 줄이면 70원이 적립되고 5% 이하면 50원이 적립된다.

도시가스도 같은 방법으로 1㎥를 줄이면 12~20원이 적립된다. 적립된 금액은 연간 8만 원까지 현금화할 수 있어 그야말로 지구도 살리고 돈도 버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가입한 세대는 2008년 2만 327세대, 2009년 3만 6803세대, 2010년 6만 248세대, 2011년 24만 350세대로 해마다 크게 느는 추세다.

가입 세대가 느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크다. 감축량은 2008년 57톤, 2009년 4752톤, 2010년 1만 5305톤, 2011년 2만 5550톤의 효과를 거뒀다. 광주시는 앞으로 탄소포인트 서비스 혜택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문진 광주시 기후변화대응과 탄소은행제 담당은 “앞으로 그린카드를 제시하면 공영주차장과 순환도로 이용료 등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며 “시민도 지구 온난화에 관심을 두고 솔선수범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 삭막한 기찻길을 푸른 숲으로
광주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푸른 길.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이 사이좋게 숲을 이루는 ‘푸른길 공원’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광주의 대표 녹지공간이다.

광주시는 지난 2002년부터 총 사업비 278억 원을 투입해 7.9㎞ 11만 8035㎡에 느티나무 등 수목 46종 31만 2000그루를 심어 푸른 숲길을 조성했다.

푸른길 공원을 거의 매일 찾는다는 최원봉(44, 남, 광주시 남구 월산동) 씨는 “나무가 많고 공기가 맑아 산책하기에 참 좋다”며 “가족과 함께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산책로, 벤치, 광장 등이 설치된 ‘푸른길 공원’은 도심 속에서도 맑은 공기와 푸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시민의 녹색 휴식공간이다.

‘푸른길 공원’ 조성과정은 독특하다. 이곳은 원래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경전선 철도가 지나던 곳이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철도 탓에 교통 혼잡과 소음, 열차사고 등이 빈번해지자 광주시는 지난 2000년 철도 10.8㎞를 외곽으로 옮겼다. 이후 시민 사이에서는 옮긴 부지만큼 남은 공간을 녹지로 조성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광주시는 시민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설계와 조성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이에 푸른길 헌수기금운동을 전개하는 등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어졌다.

‘푸른길 공원’은 삭막한 기찻길을 푸른 숲의 공원으로 조성한 전국 최초의 사례이자 시민이 주체가 돼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광주시는 푸른길 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잔여구간 2192㎡도 공원으로 추가 조성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업비 2억여 원을 투입해 공원을 연계 조성함으로써 시민에게 쾌적한 환경과 쉼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에너지 소비 제로 ‘녹색마을’
푸른길 공원 인접한 곳에 ‘녹색마을’도 들어선다. 광주시에 따르면 푸른길 주변에 ‘저탄소 에너지자립형 그린복지타운’과 ‘저탄소 녹색창조마을’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푸른길 주변 주택은 대부분 40년 전 건축된 노후주택들이다.

따라서 2013년까지 사업비 265억 원을 투입해 부지 1만㎡에 ‘저탄소 에너지자립형 그린복지타운’ 총 250세대를 신축한다. 인접한 푸른길 공원과도 어울리도록 3층 이하의 저층으로 짓는다.

‘저탄소 녹색창조마을’은 에너지 제로 하우스 시범단지로 2016년까지 사업비 6300억 원을 투입해 40만㎡에 500~1000세대를 건립한다.

특히 ‘녹색마을’이라는 이름답게 친환경 주택으로 짓는다. 태양열을 기본으로 지열과 단열재, 목재 펠릿 등을 활용하고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바람길’을 내며 실내등과 가로등을 LED로 설치하는 등 에너지 소비 제로 하우스 개념으로 들어선다.

이러한 친환경 녹색주택 건설은 ‘녹색 창조도시’를 내건 광주시의 시책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신광조 광주시 환경생태국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녹색기술을 활용, 도시 저소득층을 위한 에너지 제로 주택을 공급하는 창조적 도시재생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며 “건축 분야의 에너지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친환경 일자리 창출과 국내외 녹색 건축 기술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 광주시는 푸른길 공원 인접한 곳에 에너지절감형 주택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 모형도 (광주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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