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으로 국가부채 더 악화될 수 있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3단계 강등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3에서 Baa3로 3단계 내렸다. 무디스의 이번 평가는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스페인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추가로 등급을 더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정크(투자부적격 등급)보다 한 단계 높다. 무디스의 평가 기준으로 인도네시아와 같고 한국(A1)보다는 5단계 낮은 수준이다.

무디스는 등급 강등 배경과 관련해 “스페인이 금융 부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1000억 유로를 지원받기로 결정했지만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스페인의 국가 부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페인 정부가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매우 어려운데다 경제 성장률까지 향후 몇 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을 지속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고 지난달에는 스페인 은행 16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피치도 지난주에 이미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나 내린 바 있다.

이렇듯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면서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미국의 독립 신용평가업체인 이건-존스도 이날 무디스에 앞서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B에서 CCC+로 내리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이날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리스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키프로스의 국가 신용등급도 Ba1에서 Ba3로 2단계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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