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의 발표로 의료계와 약사계,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이 각기 입장을 표명하고 반기를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후 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을 반기는 여성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성폭행 등으로 인한 원하지 않는 임신을 사전에 미리 차단할 수 있다는 것도 이와 같은 발표를 반기는 이유다. 물론 사후 피임약의 일반약 전환으로 인해 약물 오‧남용과 같은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으며, 무분별한 성문화가 확산될 수도 있다. 청소년들에게 피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식약청의 발표를 두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내세우거나, 무분별한 성문화가 확대될 수 있다, 생명윤리에 어긋난다 등의 주장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건강한 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교육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약물 오‧남용, 생명경시 풍조 등 잘못된 문화를 변화시키려는 교육이나 방책이 사전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식양청 발표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 때만 무조건 ‘안 된다’고 비난하는 것은 아무래도 그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말이지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의 의식과 사고의 변화가 먼저라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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