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해외 사업자와 콘텐츠 제휴·새로운 OS 등 대응책 마련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애플이 ‘아이TV’를 앞세우고 스마트TV 제조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스마트TV 시장의 격변이 예고된다. 특히 스마트TV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의 삼성전자나 LG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플TV는 셋톱박스 형태지만, 내년 초쯤 출시될 일명 ‘아이TV(iTV)’는 디스플레이까지 포함한 풀세트 제품으로 알려졌다. iTV는 애플이 전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가 죽기 전 심혈을 기울여 온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iTV에는 새로운 운영체제(OS)가 탑재될 것이라는 설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 차이나비즈니스 등 중국 언론들은 애플의 제조파트너인 중국 폭스콘이 애플의 TV세트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IT전문매체도 iTV 운영체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TV 출시에 대한 관련 업계의 뜨거운 관심은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한몫을 하고 있다. 팀 쿡은 “놀라운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이에 앞서 애플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 부사장은 “아직 공개할 순 없지만, 현재 작업 중인 프로젝트가 가장 중요하고 지금까지 해온 것 가운데 최고의 작품”이라는 발언에 iTV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측했다.

투자회사 파이퍼재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TV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적용된 애플의 음성인식기능인 ‘시리’를 탑재, 42~55인치 크기에 LCD나 OLED TV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 소재로는 애플 제품의 특징인 알루미늄 등이 적용되며, 가격대는 1500~2000달러(약 180~240만 원) 선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진 먼스터는 “iTV가 출시되면 애플은 TV시장에서 3년 안에 1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며 “TV 사용의 새로운 환경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애플의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도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최근 해외 방송통신사업자와 활발한 협업 관계를 구축한 데 이어 국내 케이블 업체들과도 협력을 준비 중이다. 이는 콘텐츠가 중요한 스마트TV 시장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삼성의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은 올해 이탈리아의 통신사 ‘텔레콤 이탈리아’와 스마트TV 콘텐츠 부문의 협력을 마련했다. 또 북유럽 지역의 통신사업자 ‘엘리온’ 남아프리카공화국 디지털 위성TV 사업자인 ‘슈퍼스포츠’ 케냐의 콘텐츠 사업자 ‘모무비스’와도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섰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리눅스재단, 인텔 등과 함께 애플의 OS에 대항할 ‘타이젠’ OS를 개발 중이다. 타이젠은 스마트폰 OS를 넘어 태블릿PC, 넷북, 스마트TV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범용 OS다.

업계 전문가는 “애플TV가 어떻게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스마트폰처럼 TV도 애플 마니아층이 생기고 음악‧영화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한다면 미치는 영향력은 클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삼성전자가 콘텐츠 확보와 기술적인 면을 강화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애플TV가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제공하는 콘텐츠가 현재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의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애플TV가 실질적으로 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를 5년 후 정도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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