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역사 왜곡이 또 다시 시작됐다. 중국은 2002년부터 동북공정을 통해 만주지역의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는 야욕을 드러냈다. 동북공정은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 과제(공정)’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인 것이다.

 

이뿐 아니다. 중국이 자기네 역사를 확대하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는 2003년 신화·전설 시대를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으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중국은 모든 동북아 민족이 중국 황제족의 후예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중국이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자기네 땅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으니 바로 2004년 촉발된 ‘창바이(長白) 공정’이다. 이토록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대대적이면서도 치밀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그냥 두고만 봐서는 안 된다. 거짓과 속임수, 억지 주장으로 점철된 중국의 역사 왜곡에 우리는 역사적 진실과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

최근 중국은 만리장성의 애초 길이가 2만 1196.18㎞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옛 고구려와 발해의 영역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이 역시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동북공정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근거로 만들기 위한 꼼수다.

한국의 문화재청에 해당되는 중국 국가문물국은 지난 5일 옛 고구려와 발해 영역이던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까지 만리장성이 연결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인 광명일보(光明日報)는 6일 국가문물국이 2007년부터 진행한 고고학 조사 결과 역대 만리장성의 총 길이가 2만 1196.18㎞라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대대적인 보도에 나선 바 있다. 만리장성이 현 중국의 가장 서쪽인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시작해 칭하이성, 간쑤성, 닝샤후이족자치구, 산시(陝西)성, 허난성, 산시(山西)성, 네이멍구자치구, 허난성, 허베이성, 베이징시, 톈진시, 랴오닝성, 지린성을 거쳐 동북쪽 끝의 헤이룽장성까지 15개 성·시·자치구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국가문물국 퉁밍캉 부국장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모두 4만 3721개의 만리장성 유적지가 새로 발견되는 등 이로써 중국은 중국 북부의 모든 지역에 만리장성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와 언론이 잠잠하던 틈을 타 중국이 또 한 번 억지 주장으로 선수를 친 것이다.

중국의 이번 발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접지역의 역사까지도 자기네 것으로 편입시키려는 목적이 강하다. 특히 국경분쟁이 있는 러시아와 같은 경우 중국의 이번 발표가 더욱 신경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본시 성을 쌓는다는 것은 성 안과 밖을 구분해 아군과 적군을 나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이런 의미로 따지고 본다면 만리장성 안에 있는 부분만이 중국의 영토이자, 역사라고 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의 입장으로 중국이 만리장성을 통해 자국의 영토와 역사를 확대하려는 주장을 반박하는 논리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만리장성 안팎의 모든 영토와 역사를 자기네 것으로 통합하려 하는 야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소수민족의 역사 또한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속셈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중국이 지금처럼 만리장성의 길이를 늘이는 데는 옛 동북공정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는 물론 신장, 티베트지역 등이 본래 중화민족의 통치권에 속했다고 주장할 타당한 명분과 근거를 만들려는 의도인 것이다. 아직도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 생각하는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서 오는 대대적인 역사 왜곡인 것이다.

특히 고구려와 발해와 같은 경우 중국 연호와 책봉 등을 사용했었다는 것을 이유로 중국이 자기네 역사로 만들려고 하는 등 그 역사 침략의 야욕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으니 우리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진정으로 필요한 때다. 한자를 썼던 곳은 무조건 다 중국말을 썼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만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또한 정확한 사료와 근거를 가지고 중국에 대응하는 것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것 또한 병행되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중국의 역사 왜곡이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등의 역사 왜곡과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영토와 같은 경우는 현 중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보다 더 확실하고 정확한 역사적 근거와 자료를 들어 중국의 역사 왜곡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민 또한 고구려와 발해의 후손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역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역사 교육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함도 강조하고 싶다.

중국의 역사 왜곡을 막고 역사의 진실을 찾는 일, 역사와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긍지를 찾는 것은 물론, 동아시아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일임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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