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대 여류화가로 꼽히는 배정례 화백의 작품인 '촌부(왼쪽)'와 '미인도' (사진제공: 의정부예술의전당)

8일부터 9일간 의정부예술의전당서 특별전시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의 4대 여류화가로 꼽히는 숙당 배정례 화백의 특별전시회 ‘내 마음속의 미인도’가 8~1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배정례 화백의 대표적인 작품 미인도, 산수화, 화조도 100여 점을 모처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그의 부친인 진제 배석린 선생의 병품 및 산수화, 사군자 작품 10여 점도 함께 볼 수 있다.

미인도의 대가로 알려진 배 화백은 구한말 시서화의 대가 삼재(三才)중 한 사람으로 명성을 떨친 배석린 선생의 딸이자 세필 채색화의 거장인 이당 김은호 화백의 유일한 여제자로 ‘미인도’에서 새로운 예술의 경지를 창조한 작가다.

1916년 충북 영동 태생인 그는 선친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그림에 눈을 떴다. 선친으로부터 회화의 열연을 이어받은 배 화백은 선친과 가까이 지내던 김은호 화백의 사랑을 받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화가로서 본격적인 수업을 받게 된 것은 19세인 1935년 결혼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일본미술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그곳에서 4년간의 수업을 마치고 1939년 귀국, 곧바로 이당문하에 들어가 운보 김기창, 월전 장우성과 함께 본격적인 화가 수업을 쌓았다. 1939년 제2회 후속회전에 이당문하생중 유일한 여류작가로 데뷔한 그는 그때부터 이당의 독보적 경지였던 세필채색화와 인물도에 탐닉, 스승의 화법을 잇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어떤 기량이나 능란한 필치보다는 가식 없는 솔직한 화필로 담백한 아름다움을 표현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당문하생 그룹인 후속회전과 선전에 간간이 출품하면서도 화단활동을 멀리한 채 늘 가정 속에서만 작업에 열중,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쳤다.

특히 숙당의 미인도는 치밀한 세필묘사와 화려한 색채사용에 의한 인물묘사, 현실세계의 공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배경처리로 살아 있는 생생함을 느끼게 하고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6년 2월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한 배 화백은 천경자 화백, 우향 박래향, 동초 이현옥 등과 함께 한국 4대 여류화가로 꼽힌다.

이번 전시회에는 숙당의 작품과 더불어 그의 유품과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숙당 배 화백의 작품 세계에 다시 한 번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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