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탈북청소년 동일시해서는 안돼”… 탈북자에 대한 인식 개선 중요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탈북자들의 한국사회 적응은 좀처럼 쉽지 않다. 한 뿌리에서 나온 한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체제와 이념이 갈라놓은 세월 동안 두 나라는 너무도 상반된 생활과 문화 속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특히 한창 예민할 시기에 탈북한 청소년들에게 빠르게 변해가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교육 환경은 더욱 버겁다. 이로 인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방황하는 탈북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학교 내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하니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성공적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성통만사, 대표 김영일)은 이와 같은 현실을 직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청소년들이 한국 생활과 교육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탈북자 출신으로 성통만사를 이끌고 있는 김영일 대표는 나이가 어릴수록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지만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학교는 넘어야 할 하나의 산이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적인 것과 유행에는 빨리 적응하지만 소통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특히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다보니 이로 인해 상처받는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실례로 궁금한 게 많을 나이의 아이들이 탈북한 친구들에게 “북한에서는 사람도 잡아먹는다는데 정말 그러냐?”라는 식으로 별 생각 없이 물어보는 것들이 탈북청소년들에게는 큰 상처가 된다. 북한 자체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와 편견이 탈북자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탈북 과정에서 중국인에게 팔려가거나 중국인과 결혼한 여성들도 적지 않은데 이로 인한 중국출생, 중국국적을 가진 탈북청소년들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다. 이들 또한 ‘매국노’라는 놀림을 받으며 집단따돌림을 당하기 일쑤다.

작년, 탈북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과반수 이상이 중국출생으로 나타났지만 이 아이들은 비보호탈북자라고 해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도 받지 못하고, 북한이탈주민보호법 안에서 보호도 받을 수 없다고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이 아이들을 위한 복지라든가 사회적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성통만사에서 관리하는 탈북 초등학생 A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A양은 비보호탈북자로 한국생활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각했던 A양은 성통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등 일체의 활동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수업에 임하는 태도도 불성실했다.

이에 심각성을 느낀 김 대표는 A양에게 1년 남짓 그림치료를 병행했고 그 결과 지금 A양은 학교에서 반장을 하는 등 밝고 적극적이며, 예의범절도 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다.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양 외에도 한국의 교육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대안학교로 발걸음을 돌리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다른 교육 환경에서 살아온 아이들에게 한국의 교육환경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앞서 언급했던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탈북청소년들에게도 동시에 적용하는 우리의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김 대표는 아이들이 일반학교와 대안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보충교육’을 하는 것도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성통만사는 영어‧논술 등 다양한 과목들의 교육지원과 국내외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한 ‘1:1 교육 및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매주 1회 ‘수요영어교실’을 열어 영어교육을 원하는 탈북청소년들에게 보다 쉽고 정확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매월 1회 문화활동도 병행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북한의 제도와 체제가 잘못된 것이지 사람이 나쁘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며 “탈북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빠르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북한 사회의 이해와 탈북자에 대한 인식의 개선과 편견 타파는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마음을 열고 탈북자들을 바라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