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6척의 항공모함을 유지하고 수년 내에 상당수 군함을 추가하는 등 해군력을 재배치한다.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2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2020년까지 해군 함정의 60%를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시아에 미국의 해군력을 집중 배치하는 방침은 지난 1월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국방전략을 발표하면서 미군 전략의 우선순위를 아태지역에 두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패네타 장관은 이날 연설을 통해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는 해군 함정의 비율을 현재 50%에서 2020년까지 6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태평양 지역에 배치된 항모는 6척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중하고 지속적인 방법으로 이 핵심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은 현재 11척의 항모 중 6척을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으나 내년에 항모 엔터프라이즈호가 퇴역하면 5척으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패네타 장관의 언급은 2015년까지 취역할 신예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를 태평양에 배치함으로써 다시 항모 숫자를 6척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패네타 장관은 태평양 지역에 상당수의 해군 함정, 구축함, 잠수함 및 연안전투함이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해군은 현재 총 282척의 군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후 300척 수준으로 증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미 해군력의 아시아 집중 방침을 두고, 중국의 위협을 막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패네타 장관은 이에 대해 해군력 재배치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가 아시아에 대한 개입을 재조정하고 강화하는 것은 중국의 발전과 양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네타 장관은 또 한국, 일본, 태국, 필리핀, 호주 등과 맺은 동맹을 재확인하면서 호주, 필리핀과 맺은 미 해병대의 순환배치협정과 같은 협력적인 협정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태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양자 및 다자 군사훈련도 계속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미국은 이 지역에서 총 172차례의 각종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국방비 감축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해군력 재배치를 비롯한 아태지역에서의 전략 실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면서 “국방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5개년 예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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