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미국 뉴저지주 펠리세이즈파크 공립도서관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시작된 이 서명운동은 위안부 기림비가 일본인에 대한 ‘국제적 괴롭힘’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운동이며, 이 같은 주장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관철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Yasuko R’이 개설한 이 사이트는 26일 현재 서명한 사람이 5천 명을 넘었다.

‘Yasuko R’은 “위안부와 관련된 허위 주장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일본인들이 불명예스러움을 느껴왔다”면서 “최근 그들의 주장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기림비 등은 미 정부가 이런 허위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이는 역사의 거짓을 알리는 것일 뿐 아니라 인종 분쟁과 함께 일본의 선조들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 전했다.

일본은 위안부 기념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달 초에도 일본은 영사관을 통해 펠리세이즈파크 시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철거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 1일 히로키 시게유키 뉴욕 총영사는 제임스 로툰도 팰리세이즈파크시 시장과 회담을 갖고 위안부 기림비의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자리에 동석한 한국계 부시장이 “벚꽃나무와 도서의 기증을 교환 조건으로 제시받았다”며 “내 귀를 의심했고, 화가 났다”고 현장 상황을 밝혔고, 시게유키 뉴욕 총영사는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팰리세이즈파크시는 인구가 약 2만 명이며 이 중 과반수가 한국계 시민이다. 지난 2010년 공립도서관 옆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는 “일본군이 20만 명 이상의 여성을 납치했고, 이 여성들이 받은 인권 침해의 무서움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기록돼 있다.

시 측은 “이 비석은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전쟁의 비참함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철거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시의회의 한국계 미국인 이종철 의장은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미국의 22개 지역에 세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종철 시의원은 올해 초 시의장으로 선임돼 1년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그가 미국 유권자들의 신임을 얻게 된 데에는 태권도 사범이라는 직업이 주는 이미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태권도 사범을 하며 자녀를 맡기는 현지 주민들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에 봉사활동을 하는 등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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