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순씨의 서울이야기 진행을 맡은 박원순 서울시장ⓒ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양지 기자]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원순씨의 서울이야기 시즌2’가 방송 현장을 찾은 대학생들로 만원을 이루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5회째를 맞는 ‘박원순의 서울이야기 시즌2’ 생방송은 24일 오후 한양대학교 백남학술관에서 진행됐다. 서울시 측은 당초 2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참석자 수는 300여 명 가까이 됐다. 총학생회에서 급하게 의자를 더 마련했으나 역부족이었고, 늦게 참석한 학생들은 바닥에 앉아 강연을 보기도 했다.

공동사회를 맡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정병호 교수는 박원순 시장과 학창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고 밝히며, ‘나의 절친한 친구’라는 말과 함께 박 시장을 소개했다.

박 시장과 정 교수는 두 사람의 청춘이야기로 방송을 시작했다. 정 교수는 박 시장이 재수를 하던 시절 “당시 ‘재수생 박원순’은 석 달 동안 같은 양말만 신었다. 씻지도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박 시장은 “재수할 때 독서실에서 생활했다. 책상에 엎드려 자면서 공부를 했으니 씻거나 양말을 갈아 신을 수 없었다”고 해명하며 “석 달 동안 씻지 않으면 때가 딱지처럼 굳는다. 그러면 냄새도 안 나고 괜찮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정 교수는 이어 박 시장이 서울대 사회계열 75학번으로 입학한 후 2달 만에 제적당했다고 말했다. 이유는 박 시장이 시위에 가담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고 감옥살이까지 했기 때문. 정 교수는 “이 사실만 놓고 보면 마치 많은 활동을 한 운동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박 시장은 그날 미팅을 하러 가던 길이었다. 시위에 ‘잠깐’ 참여했다가 달리기를 못해서 경찰에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시장은 “시위는 잠깐이고, 미팅은 중요하다. 당연히 미팅을 갈 생각이었는데 경찰로 가게 됐다”며 “그 때 잘 됐으면 역사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시장은 감옥에 수감됐던 시절을 회상하며 “감옥만큼 면학분위기가 잘 조성된 곳도 없다. 불도 안 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그 때 당시 좋은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힘든 시기였지만 나를 역사의 한 가운데 있게 만드는 일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검사가 된 지 1년 만에 사직하고 인권변호사가 된 것과 관련해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고 싶었다. 돈은 못 벌었지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밝히며 “인권변호사와 희망제작소 등을 거치며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해 사는 것임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 시장은 이날 참여한 학생들에게 “높아지고 싶으면 가장 낮은 곳으로 가야 한다. 내 경험에 비춰볼 때 낮은 곳에서 10년 동안 봉사하면 저절로 높은 곳에 오르게 된다”며 “청년들 중에서 공공적 지식인이 많이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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