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기 특위’구성… 당 노선 혁신 의지 표출
구당권파와 갈등 불가피… 분당 촉발 요인 될 수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비례대표 경선 부정을 비롯해 폭력사태, 검찰 압수수색까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는 산하에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가칭)’를 두고 당 혁신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새로나기 특위 위원장에 내정된 박원석 비례대표 당선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직과 정파를 고려한 안배는 없다”면서 “혁신 의지와 역량이 있고, 콘텐츠가 있는 내외 인사를 중심으로 특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또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재창당 수준에 버금가는 근본적 혁신 과제를 도출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 달 말까지 보고서를 비대위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새로나기 특위 구성의 근본적인 목적이 구당권파의 종북(從北) 노선 청산이라는 정치권의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새로나기 특위의 혁신 방향을 보면 더 이상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폐쇄적 진보’로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박 위원장도 새로나기 특위의 우선 과제로 “당내 민주주의 문제에 대해 기존에 비판받고 있는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놓고 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결국 혁신 비대위가 구당권파의 아킬레스건인 친북 노선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북주의 논란은 통합진보당이 지향하는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데 사실상 걸림돌이 되고 있다. 즉 혁신 비대위가 구당권파의 압박카드로 ‘종북주의 청산’을 빼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구당권파인 이상규 당선자는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여성으로부터 “종북주의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많은 사람이 종북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당선자는 이에 “종북이라는 말 자체가 유감이다. 북한 그대로를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특히 새로나기 특위의 근본적 혁신 과제인 ‘종북주의 청산’이 구당권파와 신당권파를 분당 사태로 이끌 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병익 정치평론가는 “종북주의로는 통합진보당이 설 자리가 없다. 이것을 빨리 털어내야 한다”며 “경기동부연합이라고 하는 주사파 세력만 청산하면 진보당이 살아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혁신 비대위를 중심으로 이석기 당선자를 포함한 주사파 세력을 청산하면 진보당이 설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혁신 비대위는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검찰 진보탄압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민병렬 비대위 집행위원장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또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4명의 당선자와 후보자(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조윤숙·황선 후보자)가 25일 정오까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출당을 위한 구체적인 제명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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