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사회, 그 추태도 이젠 볼 만큼 본 것 같다. 구태의연했던 정당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름 개혁과 혁신을 앞세우며 식상한 기득정권을 질타하며 견제해 오던 진보정당마저 그 속내를 드러내고야 말았다. 그 진보의 진면목은 어쩌면 보수보다 더 보수다운 진보였음이 이번 ‘비례대표 사건’을 통해 충분히 확인된 것 같다.

그 뿐인가. 저축은행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또 한 정권이 탄생하면서 거기에 빌붙은 자들의 검고 추하고 더러운 돈 거래는 이 나라 정치와 사회의 좀이 되고 악이 되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그 결과로 남녀노소, 배운 자나 못 배운 자, 가진 자나 못 가진 자 할 것 없이 타락의 길에서 방황하며 허우적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가르치고 고치고 선도해 나갈 계층이 있다면 우리의 내면 즉, 생각과 의식과 정신을 이끌어 가야 할 종교계일 것이다.

우리의 역사 아니 인류의 역사를 봐도 분명 그리했다. 그 옛날 고대국가는 도교 즉, 하늘의 사상으로, 삼국을 비롯 통일신라 나아가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는 불교사상으로,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는 논어 맹자 대학 등 성리학이 지배하는 유교사상으로, 오늘에 와서는 서구문명을 지배해 오고 이끌어 오던 기독교사상이 민중의 저변에 깔린 불교와 유교사상과 함께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서도 한 시대를 지배하고 영향을 줬던 것은 분명 종교였으며, 나아가 종교문화였음을 깨달을 수 있다.

아울러 짚어 볼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그 시대 또는 그 시대를 풍미했던 나라가 막을 내리거나 혹은 역성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사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 시대와 함께하며 이끌어 왔던 종교의 부패와 타락이 그 시대와 나라 역시 끝나게 했음을 국사와 세계사는 증명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시대 역시 유불선이라고 하는 종교가 다양한 종교 위에 공존하면서 또는 세를 과시하면서 이 시대의 정신과 사상을 주관해 온 게 사실이다.

이러한 종교가 이 세대에 미치는 영향은 과연 어떠한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아니 입에 담기조차 힘든 온갖 추태의 산실이 되고 말았으니 걱정의 대상이요 척결의 대상임에 틀림없다. 이는 종교의 타락과 함께 이 시대 또한 끝이 났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우선 기독교를 보자. 이미 기독교 종말의 징조는 빠짐없이 나타났다. 종교권력, 명예, 돈으로 얼룩진 기독교지도자의 부패와 타락상은 이미 만천하에 분명한 증거와 함께 공표된 지 오래다. 거기에 가짜 목사 박사에 의한 가짜교리는 온 세상의 먹이감이 되어 이 지구촌의 신앙인들까지 다 미혹시켜 구원의 길 대신 신앙의 곁길을 걷게 하고 있다. 즉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니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진다”는 성경의 말씀을 자초해 응하게 했다.

불교라고 다르지 않다. 일부 승려들의 도박동영상 파문은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급속도로 퍼져나가 이슈가 됐다. 물론 불교 내의 온갖 퇴폐를 놓고 볼 때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조계종의 구조에 따라 총무원장은 물론 방장과 본사 및 말사 주지 등의 선임에 따른 각종 부정과 부패가 패거리주의와 함께 불교의 암적 존재가 돼 온 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물론 타 종파 또한 다르지 않다.

여기에 유불선 모든 종교의 근간이기도 한 도덕성마저 무너지므로 학교폭력과 사회폭력은 정도를 넘어섰다.

바로 인성과 심성이라고 하는 영성(靈性) 즉, 우리 내면의 세계가 무너진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의 생각과 의식과 가치관이 파괴된 영적 종말을 맞이한 것이며, 이것이 이 시대의 종말이요 말세다.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에 인류가 종말을 맞는다고 했다. 그리고 이 예언에 장단을 맞춘 계층은 다름 아닌 종교지도자들이었으며, 그 가운데서도 기독교 목회자들이 주를 이뤄왔으며, 특히 한국교회의 유명한 목회자들이 그 주인공이라면 욕먹을 일일까. 얼마 전엔 미국의 한 신흥종교단체가 90년대부터 퍼뜨린 2012년 5월 21일 종말론이 확산돼 오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종말은 오지 않았다.

또 고대 마야의 달력에 의해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온 인류를 불안하게 해 왔다. 이는 ‘박툰’이라 불리는 400년 주기의 달력이 13번째에 끝나 있었기 때문이었으나, 이번에 과테말라 마야유적지 ‘술툰’에서 발견된 마야달력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달력이 발견됨으로 2012년 지구종말설은 또다시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유는 앞으로 7000년 미래까지 달력에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창조주가 창조한 이 지구촌이 멸망하기를 억지로라도 꾸며대고 바랄까. 이는 창조주의 편에 서 있지 않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 온 세상은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는 말세는 틀림없이 왔지만 지구의 종말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말세는 끝을 알리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잉태하고 있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왜냐, 마지막이 왔기에 새로운 시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묵은 때를 벗어 버리고 새로운 사상과 의식과 가치관으로 다시 나야만 가능해질 것이다.

바로 잃어버린 우리의 영성을 다시 회복하는 날, 이 세상은 분명 소성(素性)된 새 세상이 될 것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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