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인권이 문제가 되고 있다. 종교계에서는 다니는 교회가 다르다는 이유로 강제개종교육이 자행되는가 하면,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명목 아래 교사들의 인권이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다.

최근 충북 음성의 한 중학교에서는 수업 도중 교사의 실수를 지적하며 무릎을 꿇리고 잘못을 빌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과학 수업 도중 중력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몸집이 좀 통통한 학생 1명과 왜소한 학생 1명을 앞으로 불러내 서로 손을 당기도록 한 것이 발단이 됐다. ‘큰 힘에 작은 힘이 끌려오는 것이 중력의 원리임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교사의 설명에 그만 수치심을 느낀 여학생이 울음을 터트린 것이다. 교실이 소란스러워지자 한 학생이 일어나 해당 교사에게 사과하라고 다그쳤고, 학생 대부분이 해당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일부는 무릎을 꿇고 빌라고 소리친 것이다. 당황한 교사가 일을 수습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고 이 소식은 순식간에 학교는 물론 학부모에게까지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된 것이다. 교권이 무너진 것 같아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물론 학생이 수치심을 느낄 만한 행동이었다면 교사에게도 잘못은 있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이자 사과하는 것으로도 마무리될 수 있는 문제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단 이번 사건만이 아니다. 그간 언론을 통해 소개된 교사의 인권침해 사건을 살펴보고 있노라면 교사와 학생 간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것만 같아 걱정이다.

교사가 학생에게 정당한 이유로 훈계를 해도 자기 자식 귀한 것만 아는 일부 학부모들에 의해 상식 밖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는 교사들도 많다. 이 일로 교사가 학부모를 고소하더라도 교사라는 신분 때문에 비난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사회적 인식이나 통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언론에 보도되는 이러한 사건이 학교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일반적인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분명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선가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교사답지 못한 교사도 있다는 말로 교권이 무너지고 있는 교육 현장을 간과해서도,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교사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더불어 학생들의 인성 교육 역시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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