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비쿼터스 문화로 만나보는 우리 전통문화. (사진제공: 문화재청, 전주시청)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지난 2009년 전국을 원시 나라 ‘아마존’으로 초대했던 문화방송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은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 촬영 후기에 대해 설명했다. 제작진은 “지인이 지하철을 탔는데 벌거벗은 사람들이 잔뜩 나오는 영상을 모두 보고 있어 놀랬다. 근데 그 영상이 바로 ‘아마존의 눈물’이더라”라고 말하며 당시 다큐멘터리의 인기를 전했다.

교통수단인 지하철에서 손안의 텔레비전인 DMB를 들고 인기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대변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손안의 단말기 혹은 태블릿PC로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즐기고 영상물을 시청하는 등 새로운 문화생활을 열어가고 있는 유비쿼터스 사회. 간단한 작동법으로 다양한 정보를 얻고 문화를 향유하는 21세기 문화현상을 만나보자.

언제 어디서나 ‘터치’로 OK!

유 비 쿼 터 스(ubiquitous)란 라 틴어로 ‘언제, 어디서나, 도처에 존재한다’라는 의미다. 2000년에 들어 정보사회로 바뀌는 과정에 사무실과 연구실, 가정 등에 컴퓨터 보급이 보편화했고 어느새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자리 잡았다.

날로 진화하는 유비쿼터스 IT 기술은 우리 생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왔고 이제는 손가락으로 터치만 해도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정과 학교, 사무실 등에 구축된 네트워크망을 통한 유비쿼터스 IT기술은 여러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정보 제공은 우리의 삶과 질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e북, 웹툰, 앱 게임, 관광지 교통 및 맛집 정보, 각종 전시 정보, 연극․영화 타임, 이러닝 박물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문화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어디서나 정보를 얻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화 때문이다. 컴퓨터의 윈도우 등과 같은 운영체제로 구성된 스마트폰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같은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즉 앱을 깔아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문서 프로그램이나 게임, 인터넷 브라우저,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사진 편집 프로그램 등이 앱용으로 만들어져 스마트폰에 깔리는 것이다.

무겁고 부피가 커 휴대성이 용이하지 못한 컴퓨터와 달리 한 손으로 들어도 전혀 무리 없는 무게와 크기를 자랑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생활면에서 편리함을 높여 유비쿼터스 문화의 중심에 섰다.

모바일 시장의 발전은 최근 국외수출로도 많은 수익을 내고 있을 정도로 날로 발전되는 가운데 우리 전통문화와 앱의 만남이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서비스로 다가와 우리의 멋과 매력을 한층 뽐내고 있다.

정보통신기기 ‘개인화’ ‘가족중심화’ 기로에 서다

정보통신기기의 발달로 유비쿼터스 문화 정착은 날로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생활과의 밀착으로 인한 개인화와 가족중심화로 심화할 여지가 있다.

지난 2005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논문에는 정보통신기기 발전은 가정중심성과 개인주의라는 새로운 두 가지 특징적인 생활방식으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유비쿼터스 통신환경의 사회문화적 영향연구’는 기술의 개인화가 강화되면 될수록 유비쿼터스 문화에 노출된 현대인의 문화적 편식이 심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술이 개인화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하게 되고 자신이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이 가족 안으로 들어가게 될 때 가족 간 대화단절 현상 및 가족의 의미 축소화 현상 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거실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담소를 나누던 가족문화가 단말기의 등장으로 사라져버린 현상은 유비쿼터스 문화의 부정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고려해 인지 연구 논문에서 사람들은 디지털 홈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생활이 편리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혹여 가정에서의 면대면 관계마저 축소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보이는 것이다.

반면에 전문가들의 압도적 다수가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로 가사노동 특히 단순노동으로부터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대답했다. 물론 완벽한 해방은 아니지만 지금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가사노동에 쏟는 시간과 노력이 절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안호용 고려대 사회학교수는 “유비쿼터스 문화가 가족 내 소통을 도와준다는 견해도 있다. 예를 들어 기러기 가족에게는 이메일과 채팅으로, 가족 간 이산이 없는 경우 평소 못한 말을 문자 등으로 전달하는 등의 가족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문화유산의 아름다움, 스마트하게 즐기자!

◆우리 문화재의 모든 것, 모바일 문화재청
국민이 문화유산 관리에 동참하고 향유하는 스마트 문화재 정 실현을 위해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 ‘스마트 문화유산’ 앱을 선보였다.

스마트 문화유산은 문화재청이 전하는 문화유산 관련 공지사항과 보도자료, 포토뉴스와 문화재청이 발간하는 전문 간행물을 원문 그대로 서비스해 문화재청만의 특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또 전국의 국가지정문화재, 시․도지정문화재 1만 1291건의 정보와 관련된 GPS위치정보와 ‘출발하면서 찾아보는 문화유산 탐방’ 기능을 추가했다.

더불어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경복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과 현충사, 칠백의총 등 유적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달빛 머무는 곳‘ 창덕궁 이야기’
서울 도심 가운데서도 유난히 달빛이 밝기로 유명한 창덕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에 창덕궁은 다양한 안내해설을 담은 ‘창덕궁 이야기’ 앱을 만들었다.

창덕궁 이야기는 다채로운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구성됐으며 자유 관람안내와 ‘왕의 발자취’ ‘신하의 발자취’ ‘세자의 발자취’ 등 여러 주제를 통해 관람객을 지원한다.

스마트가이드 외에도 ‘살아 있는 울타리 취병’ ‘동궐도를 통해 만나는 창덕궁’ 등 창덕궁의 숨겨진 이야기를 재밌게 구성한 영상 콘텐츠, 갤러리, 창덕궁 안내지도를 SNS와 연계해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내 손안의 뮤지엄파크’
역사와 전통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2월부터 유물 사진과 동영상, 스토리텔링 서비스를 탑재한 신개념 앱을 개시했다.

앱에는 박물관 안내 및 홍보자료와 G20 행사 때 선보였던 국보급 유물 20선의 이야기가 담겼다.

그 중 유물 20선은 국보 78호와 83호 반가사유상,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191호 황남대총 출토 신라 금관 등에 숨은 이야기와 유래가 담긴 정보를 서비스한다.

관람객 수 아시아 1위, 세계 9위를 기록한 중앙박물관의 규모에 걸맞게 외국인을 위한 영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전주한옥마을’
전라북도 전주시의 전주한옥마을은 지난 2008년 국내외 관광객에게 유비쿼터스 관광을 지원하기 위해 휴대용 관광안내 단말기(무선 송수신기)를 한옥마을 일대에 비치했다.

휴대용 단말기는 한옥마을 일대 각종 문화시설 및 문화재에 대한 정보를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안내한다.

더불어 지난해 3월에는 ‘스마트폰 한옥마을 관광안내서비스’를 실시, 한옥마을 주변 관광, 지도, 관광명소, 주차장 정보 등을 제공한다.

특히 일반적인 정보제공 서비스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참여와 소통을 위해 일정구역 내 관광객간 대화서비스와 관광객이 각종 사진과 글을 등록해 자료를 제공하는 ‘발 도장 쿡’ 서비스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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