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 환경작가가 여수 오동도를 배경으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재활용품으로 만든 초록돛배 타러 오세요”
국립공원 오동도서 녹색스토리관광 명소 꿈꿔
작품 통해 환경문제와 자원 재활용 필요성 전해

 

▲ 초록돛배와 이환 환경작가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마법의 아저씨를 만나러 여수 오동도로 오세요~”

세계 각국의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여수 엑스포 박람회장을 지나 오동도로 향하면 낙후된 하얀 건물에서 벙거지 모자를 눌러쓴 채 자원을 재활용해 ‘그린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는 이환 환경작가를 만날 수 있다.

이미 환경설치미술가로 잘 알려진 이 작가는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버려지는 각종 폐기물을 재활용해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쓰레기통으로 곧장 직행해야 할 것 같은 깡통, 바퀴, 빈 병 등도 그의 손을 거치면 어느새 작품이 된다.

“옛말에 ‘아껴 쓰고 돌려쓰고 다시 쓰고’라는 말이 있죠. 사람이 혈액순환이 잘 될 때 건강한 것처럼, 한정된 지구의 자원을 잘 순환시키면 지구가 건강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든지 고물에 생각을 집어넣으면 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오동도에서는 그가 지난 4개월 동안 100여 명의 인원을 동원해 야심차게 준비한 ‘상상아트&초록돛배(엑스포와 함께하는 초록돛배와 상상아트 체험전)’를 감상․체험할 수 있다. 이 작가는 작품 공간으로 오동도 광장에 있는 건물 3층과 옥상을 활용했다.

지난 12일 방문한 이 건물 3층에는 그림에 들어간 듯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매직과 트릭이 있는
상상아트 체험전’이, 옥상에는 거대한 ‘초록돛배조형공원’이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그의 작품에는 재미가 가미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지난 람사르 총회에서 선보인 바 있는 초록돛배의 경우 남녀노소 모두 승선해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하게 하는 이 배는 버려진 고철, 컨테이너, 대나무 등으로 만든 것. 상상아트 체험전에 전시된 그림도 낡은 합판을 이용한 것이다.

이 작가는 “초록돛배의 경우 선체 일부는 조립해서 옥상에 올리고 대나무는 다 일일이 엮은 것”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장비와 인력이 많이 동원됐다. 초록돛배를 만들어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배 위에 돛대는 태양열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게 돼 있다. 모아진 전기는 배 안에서 환경과 관련된 체험 및 내용을 시청하는 데 사용된다.

“배에 올라탄 사람들에게 ‘지구 온난화’라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의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알아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또 자신도 모르게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깨닫고 가는 장으로 꾸밀 계획입니다.”

그가 특별히 초록돛배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5가지 ‘생(生)’이다.

“쓰레기는 무엇인가를 사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희생의 대상입니다. 이를 재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 회생이지요, 쓰레기는 작품으로 생생함을 얻게 되고 이는 버려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자원과 우리가 상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작가에 따르면 이번 초록돛배는 더 특별하다. ‘착한 옥상녹화’를 선보일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원래 옥상에 공원이 있었는데 풍해로 다 걷어냈죠. 이제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초록돛배가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울타리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돛배 안에는 식물을 놓을 생각입니다.”

이 작가는 옥상에 지난 10년 동안 만들었던 상상로봇 일부도 전시했다. 상상로봇은 스토리가 있어 관람하는 의미를 더했다.

그는 “이곳이 어른에게는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이, 어린이에게는 상상력과 창조력을 주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미래의 주인공은 아이들이잖아요. 환경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죠. 병났을 때 고치려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후유증도 있지만 미리 예방주사를 맞으면 크게 돈 들어갈 일도, 아플 일이 없잖아요. 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관한 관심을 높여준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깨끗한 지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립공원인 오동도는 이러한 이 작가의 생각과 프로그램을 실현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이 작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빌딩이나 건물이 들어서고 자연이 훼손되는데 오동도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난개발을 막을 수 있었다. 오히려 가꿔나가면서 숲이 훨씬 더 살아났다”면서 “국립공원 녹색 스토리 관광 명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가에 따르면 평소에도 아이들이 이것저것 만들어보면서 자원을 활용하는 지혜를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요구르트병이나 우유곽 등을 활용해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경험을 하면 상상력과 창의력은 물론이고 자원을 아껴 쓰고 재활용하는 지혜도 갖게 됩니다.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시대에 걸맞는 기본 소양을 갖춰나가게 되는 셈이죠.”

그는 끝으로 독자들에게 여수에 오면 오동도를 방문할 것을 강조했다.

“연인과 가족 및 여수엑스포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오동도 상상아트&초록돛배가 되기 위해 열심히 재미있게 준비했습니다. 낡은 합판과 대나무, 깡통 등을 활용한 작품에 재미까지 더했으니 제대로 숨 쉬고 가는 것 같은 녹색관광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카메라 들고 오동도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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