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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백은영 기자]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일정한 용도로 쓰이는 그릇과 같은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군자는 한 가지 재능에만 얽매이지 않고 두루 살피고 원만하다는 말이다.

한국유림총연합 안명호 총재는 “군자불기는 대기(大器)라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며 “큰 대(大)는 한일(一)자를 먼저 쓰고 사람 인(人)을 쓴다. 여기서 한일(一)은 정신이 일관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즉 군자는 ‘정신이 일관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동양철학에서는 한 일(一)이 도(道)나 법칙(法則)을 의미하니, 곧 군자는 그 도(道)가 일관된 사람을 뜻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안 총재는 “군자(큰 그릇)는 사방으로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은 언행일치가 되며 겸손한 사람으로 동서남북(사방) 어디에서 바라봐도 똑같은 사람 즉 어디서나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서의 겸손(謙遜)은 말이 행동을 겸비했을 때를 뜻한다. 또한 자신의 말에 따라 행동할 적에는 말한 그대로를 행하고 있는지 역으로 검토할 때에 ‘겸손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군자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믿을 신(信)이 사람 인(人)과 말씀 언(言)으로 이뤄졌듯이 그
말에 진실(진리)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군자는 말과 행동(사람)이 일치하는 사람이다.

공자는 논어 이인편(里仁篇)에서 오도일지관지(吾道一以貫之)에 대해 말한 바 있다. ‘나의 도는 하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이 말은 한마디로 말해 군자는 ‘기준’이 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정된 그릇이 아니기에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기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자, 그 쓰임에 맞게 사용되어지는 사람이다.

잘못된 일이거나, 그릇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음을 알고도 그저 시키는 대로 일하는 사람(小人)이 아닌, 옳은 것을 위해서는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 그렇기에 군자는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논어에 ‘군자회형(君子懷刑) 소인회토(小人懷土)’라는 말이 나온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말에는 잘못에 대해 공명정대하게 약속한 법(형벌)으로 해결한다는 뜻 외에도 ‘군자는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법과 원칙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말이 내포돼 있다.

이렇듯 군자는 그 정신(道)이 일관된 사람이며, 옳은 것을 위해서는 벌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모든 일에 약속한 법대로 공명정대하게 처리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모든 이의 ‘기준’이 되는 사람이니 과연 ‘임금의 아들(君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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