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주식
 
     
가만히 찾아 온 향기 가득한 풍경은
얼마나 큰 기쁨이요 환희인가
이 꽃 저 꽃 부드러운 미소는
아름다운 정원같아
사랑을 불러내는 팔달산의 봄

언제나 열려 있어
아낌없이 베푸는
사통팔달(四通八達) 팔달산에
찬란히 터져나오는 생명들은
잔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고
팔달문 장안문 가는 성곽 능선
발걸음도 가볍게 걷다가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활짝 웃어주는 팔달산의 봄


-약력-
한국서정작가협회 회장
한국서정시낭송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 : 사랑으로 전하는 시향기 外 다수

-작가노트-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문화적, 역사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전통 속을 거닐며 현대를 볼 수 있는 수원 화성을 탐방하기 위해 찾은 팔달산에 진달래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만발했다. 얼굴 내민 영산홍의 미소만큼이나 상춘객들의 미소도 밝고 환한 표정입니다. 팔달산은 수원시 중심에 있는 높이 128m의 낮은 산이다. 팔달산 관광안내소를 지나 남포루와 서남암문 계단길 따라 오르다보면 세월의 흔적처럼 꼬이고 구부러진 소나무들이 성곽의 토속적 분위기와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섬세한 손놀림으로 쌓아 올렸을 것 같은 성곽을 만져보면 세련되고 미학적으로 뛰어나 역사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성벽은 받침돌과 올림돌을 무조건 쌓아올린 것이 아니라 외측을 먼저 쌓고 내측은 자연지세를 이용해 흙을 돋우어 메우는 외축내탁의 축성술로 건설했으며, 석공들이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성벽축성 실명제를 실시하였다고 한다.

팔달산 정상에 오르면 동서남북 눈앞에 펼쳐진 수원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성곽이 팔달산과 조화를 이뤄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군사를 지휘하던 서장대를 바라보면 그 당당함에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올라 저 멀리 조선의 한때로 갈 듯하다. 서포루에서는 200여 년 전 창을 들고 경계를 서던 조선 병사의 심정을 상상해 본다. 도심 속에 이런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팔달산에는 오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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