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아직도 브랜드 이름만 믿고 제품을 고른다면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한 번 살펴보자.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 업체 제품이 아니어서 오히려 ‘정직한 쌀 맛’을 선사하는 중소업체들의 쌀 제품이 있다. 이들에겐 화려한 마케팅도, 부풀려진 가격도 없다.

◆ “한의원에서 이 빵집에 가라고 했대요”

매장에 들어서자 사장 강영숙 씨가 택배 박스 두 개를 꼼꼼히 싸고 있다. 식빵 30개. 곧 손님이 들어오자, 박스를 포장하던 강 씨가 손길을 멈춘다. 10여 년째 우리 쌀로만 빵을 만들어온 라이스존 방배점.

“객단가가 크죠.” 강 씨의 설명이다. 특별한 비결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빵을 산다. 라이스존 빵집은 매장 수가 많지 않아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이 한 아름씩 빵을 사가거나 전화주문으로 집에서 빵을 받는다. 택배로 하루는 걸릴 텐데도 손님들은 빵을 받아 냉동실에 넣어 놓고 주식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농업법인인 라이스존은 직접 생산한 쌀을 쓰는데, 매장으로 공급되는 쌀 가격은 40㎏에 10만 원을 넘긴다. 밀가루의 4~5배쯤. 식빵 가격은 10년간 단 300원 올렸다.

잘 부풀지 않는 쌀의 특성 때문에 글루텐만 약간 넣어 빵을 만드는데, 밀가루빵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주 이곳에 들른다.

“어느 날은 제가 알지도 못하는 한의원에서 이곳을 추천했다며 손님이 찾아왔어요. 약 먹는 동안 빵을 먹고 싶으면 여기 가라고요.”

밀가루를 조금만 섞어도 빵은 훨씬 잘 부풀고 쉽게 만들어지지만, 민감한 사람이나 아토피가 있는 아기도 먹을 수 있도록 쌀로만 빵을 굽는다. 밀가루빵과 달리 쫀득하면서 촉촉한 촉감부터가 다른 빵이다.

“초창기에는 40대 이상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10대들도 많이 와요.” 바로 길 건너에 유명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는데도 기자가 머무는 동안 꽤 많은 젊은층이 매장을 찾았다. 교복차림의 학생들도 출출한지 빵을 사서 나간다. “맛이 있기도 하지만 어릴 때부터 쌀빵을 먹어본 아이들이 오는 거예요. 쌀빵을 먹어버릇해서 다른 빵엔 손이 잘 안가니까요.”

◆ 입안가득 쫄깃함, 깜짝 놀랄 가격까지

“와, 떡이 진짜 쫄깃하고 맛있네.” “고추장 양념도 맛있어요.” 주변 사람들의 시식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20년 전통의 칠갑농산이 만든 ‘똑쌀떡국’과 ‘똑쌀쫄면’ 용기제품. 가격은 인터넷주문 시 배송비를 더해도 개당 1200원 수준이다. “진짜요?” 가격을 듣자 사람들의 눈이 또 한 번 휘둥그레졌다. “어디서 팔아요?”


100% 국산쌀로 만든 똑쌀떡국은 컵라면처럼 물을 붓고 3분 정도 기다리면 맛있는 떡국이 완성된다. 떡이 두꺼운 타사 제품과 달리 얇은 떡이 쫄깃쫄깃하게 씹히고 사골국물이 만족감을 더하는 식사대용 제품이다.

“가격을 이렇게 낮출 수 있는 건 첫째, 정부의 가공용 공급쌀을 쓰기 때문이고 둘째는 이윤을 최대한 줄여 ‘박리다매’로 판매하기 때문이에요.” 이영주 대표가 말했다.

현재 떡국제품은 대형마트에서 살 수 있지만 쫄면은 인터넷으로만 주문할 수 있다. 쫄면 특유의 성질을 잃지 않도록 쌀 함량을 50%로 맞춘 결과, 고무줄같이 질긴 면발이 아니라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똑쌀쫄면’이 탄생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숙면으로 열량이 1인분에 260㎉밖에 되지 않고, 3분간 익힌 뒤 물만 따라내면 간편하게 비벼 먹을 수 있어 올 여름 시원한 간편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 대기업 제품보다 낫다, 씨알로 프레이크

신안군 천일염을 사용해서 그런지, 시리얼인데도 뒷맛이 깔끔하다. 발효멸치칼슘을 사용한 점도 특징. 바삭함과 맛은 기본으로 갖췄다. “대형마트 및 식자재 공급업체에서 품질비교 평가 결과 제일 우수한 것으로 판명됐다”는 회사 측 말이 실감난다.

우리쌀 함량 75%.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유명 업체들의 시리얼 제품과 원료부터 비교된다.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용 쌀 시리얼 제품이 대형마트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지만 모두 수입쌀을 사용한 제품. 국내 쌀을 이용한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삼양의 ‘큐원 비디랩(국산쌀 55%)’ 제품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곳도 바로 씨알푸드다.

(주)씨알푸드는 우리 브랜드 씨알로 제품을 생산, 로열티를 지불하기는커녕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로 수출길을 열었다. 또 쌀 프레이크 외에 보리 프레이크, 황기 프레이크, 무농약 옥수수 프레이크 등 국내산 재료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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