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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 글은 지워지지 않아… 자유엔 책임 따른다”
SNS 이용자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가능성 보여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달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 이후 SNS상에서 ‘수원역 로데오 살인사건’ ‘강동구 인신매매’ ‘연신내 살인사건’ 등의 헛소문이 삽시간에 퍼져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에 SNS상에서 글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글을 전달할 때 신뢰할 정보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SNS상의 소문들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때로는 증거까지 보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할 소지가 크다.

지난 4월 26일 새벽 트위터에는 ‘수원역 로데오 살인사건’이라는 글이 올라 SNS상에서 퍼졌지만 결국 헛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소문 역시 기존의 ‘~카더라’라는 소문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변사체를 옮기고 있는 사진까지 게재돼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의 리트윗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여파가 영향을 끼쳐 SNS 이용자들과 네티즌들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같은 날 강동구에서는 백발의 할머니와 거구의 남성 2명이 길을 물어보는 척하면서 납치를 한다는 ‘강동구 인신매매’가 SNS와 인터넷을 달궜다.

많은 사례와 증언에서 직접적인 거리와 지명이 구체적으로 표기되자, 해당 구에 사는 시민들의 불안을 호소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또 지난 23~24일에는 2명이 살해됐다는 ‘연신내 살인사건’ 괴담이, 다음날에는 경기도 안산에서 여중생 납치 괴담이 떠돌았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헛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SNS의 부정적인 파급력이 커지면서 이용자들의 자기검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 최재용 원장은 “트윗이나 리트윗하는 글은 자신이 삭제했더라도 평생 남아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많아지고, 익명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며 버튼 하나로 30초 이내에 다른 사람의 글을 전달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SNS를 이용하고 영향력도 점점 커졌다”며 “SNS는 마치 전면이 유리로 된 집의 거실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집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거실이라면 행동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며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

또 조인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사무처장도 “내가 쓰는 글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은 “사실 글을 쓸 때 일일이 사실 확인을 할 수도 없고 해야 할 이유도 없지만 영향력 있거나 민감한 트윗을 해야 할 경우가 있다”며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는 그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표현보다는 ‘~라는데, 정말 그런가요?’ 등 어느 정도의 여지를 남겨 놓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역 로데오거리 살인사건’ 등에 대한 경찰청의 발표가 나오자 또 많은 SNS 이용자들이 경찰청의 발표와 관련 기사들을 올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처럼 괴소문에 대한 사태 대응이 신속해지면서 이전과는 달리 SNS 이용자들의 자정능력의 범위와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김재영 교수는 “트위터 등 SNS 이용자들의 자정기능은 현재도 발효되고 있으며 점점 커질 것”이라며 “SNS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부조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중요한 사항을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올릴 때 검이 어떻게 쓰일 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사무처장도 “SNS의 파급력이 큰 만큼 정화되는 주기나 책임성 있는 기관 등에 직접 검증하는 과정도 빨라지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는 정착과정으로 헛소문 등이 퍼지는 속도와 범위를 이러한 자정작용이 100% 덮지 못하므로 이러한 정화작용 등을 활성화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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