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무거운 느낌을 주는 宗敎. 그러나 종교를 배제하고는 ‘인류의 문화’를 논할 수 없다. 인간은 왜 종교를 갖게 되었고, 시대마다 종교는 어떤 특성을 지녔던 걸까. 알듯 모를 듯 애매하지만, 문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종교, 그 긴 이야기를 교과서를 중심으로 끊어서 알기 쉽게 엮어가고자 한다.

첫 이야기는 우리나라 종교이야기로, 청동기시대 고조선의 ‘단군신화’를 통해 당시의 종교형태와 신화 속에 숨겨진 사회 문화적 특성을 짚어본다. 단군신화처럼 조금은 황당하게 읽히는 건국설화에도 실상은 수많은 시대상이 담겨있다.

천손민족의 자부심 가득… 홍익인간, 민족의 정체성 전해

 

▲ 단군왕검 천진(단군영정).(제공: 대종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하늘의 뜻을 섬기고 숭배하는 민족이었다. 그러하기에 하늘에 제를 올리고 그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린 단군(檀君) 역시 섬김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단군신앙은 고조선의 시조인 단군을 숭배하는 민간신앙이다. 일반적으로 단군과 천제인 단군의 할아버지 환인, 아버지인 환웅을 포함한 삼신(三神)이 신앙 대상이다.

삼신에 대한 해석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삼신각개설’과 ‘삼신일체설’이 있다. 삼신각개설은 환인은 천신, 환웅은 지신, 단군은 인신으로 각각 존재한다는 설이며, 삼신일체설은 하나의 하느님으로 천지인의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설이다.

단군을 숭배한 민족종교는 우리나라 종교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민족종교가 ‘단군교’ 즉 ‘대종교’다.

단군교는 대종교의 초기 명칭이다. 나철은 1909년 오기호·이기·박호암 등과 함께 중광(이미 창시되어 있는 가르침을 거듭 빛낸다)을 선언하며 단군교를 창시한다. 그는 다음 해인 1910년 경술국치를 당하자 7월에 교명을 대종교로 바꾼다.

다양한 신, 농경시대 반영한 것
고조선 영토 넓고 문화도 발달

단군신앙의 흐름은 신종교로, 다른 하나는 민간신앙 내지 무속을 통해 전승되고 있다. 한국의 신종교 가운데 단군을 모시는 교단은 30여 개에 이른다. 한얼교, 선불도(불광도원), 천화불교, 광명도, 용화불사, 단군마니숭조회, 단군교종무청, 개천교, 단군성조수도원 등이 단군을 주신으로 받들고 있다. 또한 여러 신 가운데 하나로 모시는 종단도 있다.

한편 민간신앙에서 단군은 마을신앙의 대상으로 숭배됐다. 일제시대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경상남도 함양과 강원도 양양 지방에서 동제 때 단군을 모셨다. 오늘날에는 서울 동빙고동 부군당에서 단군 할아버지와 웅녀 할머니를 여러 신과 함께 모시고 있다. 무속에서도 단군을 받들고 있다. 무속은 단군에서 비롯한 신성한 민족 전통이며, 제석거리·별성거리·대거리·성조거리 등이 모두 단군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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