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슬람협력기구(OIC) 관계자들이 태국 남부의 이슬람 반군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OIC는 이번 시찰에서 반군들의 테러활동 현황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태국 남부는 무슬림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태국의 남쪽 끝에 있는 나라티왓과 파타니, 얄라 등 3개 주에서 거주하는 200만 명 중 80% 이상이 무슬림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04년 1월 정부가 자신들을 2등 국민으로 취급해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종 중앙 지원 자금을 차등 지급해왔다고 주장하며 분리·독립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력시위를 시작해 현재까지도 과격파의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강경파 무슬림에 의해 수많은 불교사찰과 외국자본 회사가 폭탄테러, 폭력, 방화 피해를 입었고, 2004년 이래 사망자만 해도 5000여 명에 달한다.

태국은 OIC의 이번 방문이 달갑지 않은 입장이다. 강경파 무슬림들의 테러 활동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유타삭 부총리는 “태국 남부의 이슬람 반군 문제는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태국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OIC가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남부의 이슬람 반군들이 OIC의 관심을 끌기 위해 테러 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OIC 방문을 전후해 이 지역의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슬람협력기구(OIC : Organization of the Islamic Cooperation)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기구로 57개 이슬람 국가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세계인구의 20%를 아우른다. 이슬람국가들의 연대와 이익을 보호할 목적으로 1969년 모로코에 설립됐다.

일부 외신은 현재 중동 이슬람권 국가에서 벌어지는 종교박해와 집단학살에 대한 현지 언론보도가 가로막히고 있는 한 이유로 OIC의 압력 행사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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