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제공: 전주국제영화제)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봄날에 만나보는 젊음의 영화제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2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원동력은 일반 관객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지원하는 프로그래밍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다 적극적인 해외마케팅으로 해외 관객을 흡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민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전주에서 13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함께 변화하는 영화제’인데, 무엇을 의미하며 또 올해 영화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함께 변화하는 영화제! 공감과 변화’라는 슬로건으로 영화제를 둘러싼 모든 분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 관객으로서 관람만하는 영화제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영화제의 스펙트럼을 넓혀 한 차원 높은 진화를 꾀하고자 한다. 기존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섹션과 함께 세계적인 평론가인 크리스 후지와라가 한 섹션의 프로그래밍을 구성하는 ‘게스트 큐레이터 프로그램’과 영화제 정신을 공유하는 파트너인 비엔나 영화제를 주목하는 ‘비엔나국제영화제 50주년 기념 특별전’과 같은 신설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고자 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폐막작을 선정한 후 영화제 운영에 들어갔다. 영화제 본연의 축제성과 관객의 편의를 위한 배려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작년 ‘한국장편경쟁’ 수상작을 폐막작으로 선정한 것과 달리 올해는 허안화 감독의 <심플 라이프>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이 영화는 작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올해 홍콩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평단과 관객의 지지를 골고루 받고 있는 작품이다. 질문한 바와 같이 이는 영화제 본연의 축제성과 관객의 편의를 위함이며 특히 올해는 보다 많은 관객들이 폐막작을 함께 즐겨 주길 바라는 생각으로 폐막 이전인 영화제 기간 중 일반 상영관에서도 폐막작을 상영한다. 좌석수 해결과 관련해서는 전주국제영화제를 더욱 규모 있는 영화제로 만들기 위해 시설 부분의 인프라 구축이 꼭 수반돼야 한다고 본다. 전용상영관 건축은 영화제의 숙원사업이며, 중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추진할 예정이다. 영화의 거리는 짧은 동선 안에 30여 개의 상영관이 모여 있는, 국내외에서 비슷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점을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가지고 영화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 세계 대안·독립영화의 중심축을 담당하고자 열심히 뛰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는 13년 동안 관객 및 영화인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독립 영화제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해온 점과 일반 관객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독창적인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지원하는 차별화된 영화 프로그래밍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영화영상 제작 측면에서는 그동안 소개되지 못했던 뛰어난 국내 영화를 지속적으로 발굴, 소개함으로써 한국영화의 해외진출까지 도모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주프로젝트마켓 사업을 통해 한국영화의 제작 활성화와 국내외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비즈니스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에서 개최되는 영화제인 만큼 지역민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텐데, 올해 지역민에게 주어지는 영화제만의 특별한 서비스는 무엇이 있는가.

“영화영상산업이 전주는 물론 전북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지난해 영화제의 경우 38만 명이 방문했으며, 관람객 총 지출액도 26억 6000만 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203억 원, 부가가치 창출 110억 원, 고용창출 효과 역시 395명으로 생산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특히 전주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응원하고 그 성과들을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한 비경쟁 섹션인 ‘로컬시네마’ 섹션을 통해 전주와 전북지역 영화를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주디지털독립상영관’ 운영을 통해 다양한 영화의 상영뿐만 아니라 영화 교육 사업을 통한 영화 인프라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전주지역의 영화-영상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학술행사인 ‘로컬클래스’를 통해 전주가 지닌 지역적인 특색을 고려한 영화·영상 산업 전반에 대해 고민하고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영화제 기간에 전주와 전북 등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다. 이들에게 전주와 전주국제영화제를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가.

“2012년 전북방문의 해를 맞이해 ‘전주 느리게 걷기’ 개정판을 출간했고, 전라북도, KTX 코레일과 연계해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한 관람객이 한옥마을, 새만금, 변산 등을 함께 투어할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 역시 개발해 시행 중에 있다. 또한 전주에서 활동 중인 우수한 문화예술자원을 연계한 이벤트와 전주의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전통 문화패키지와 같은 공동마케팅을 추진,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전주의 우수한 문화와 지역경제 상생경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안·독립영화의 메카로 자리잡아 나가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서 무수히 많은 영화를 접하고 논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영화를 좋아하시는지.

“하나만 답하기엔 힘든 질문인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한국영화로서 국제경쟁섹션에 선정된 이대희 감독의 <파닥파닥>과 최초의 SF영화 <달세계 여행> 그리고 <우치다 도무 회고전> 등을 꼽을 수 있다.
<파닥파닥>을 통해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최고의 화제작 <돼지의 왕>에 이어 한국애니메이션의 무서운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달세계 여행>은 1902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SF영화인데, 핸드메이드 컬러프린트 복원판으로 새롭게 선보이게 돼 모든 연령층의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영화사적으로서의 중요성에도 한국에선 극소수의 작품밖엔 소개되지 않아 여전히 미지의 감독으로 남아 있는 일본영화 고전의 거장 우치다 도무가 남긴 회고전은 기대해도 좋다. 일본 영화의 황금기를 떠올리는 이들에게 <땀> <흙> <경찰관> 등의 우치다 도무의 걸작들은 또 다른 보석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한국적인 도시에서 개최되는 세계영화인들의 축제인 전주국제영화제의 향후 발전방향과 계획은 무엇인가.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제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대 영화제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영화제 전용관 설립과 메인 공간 조성과 같은 관객편의를 중시한 인프라 구축과 보다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으로 해외관객을 흡입해 세계인의 영화축제로 승화시키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면서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 안목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독립영화 판권·배급 사업을 꾸준히 기획하고 실현해 나가야 함은 물론 지금까지 지켜온 전주국제영화제의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에도 힘을 쏟아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생산적인 영화제이자 세계적인 영화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1회부터 매년 선보이는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기획된 영화제작 프로젝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영화제는 아시아의 세 감독 라야 마틴, 비묵티 자야순다라, 잉량과 함께 하는데, 특히 이 세 감독들은 그간 전주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을 뿐 아니라, 아시아 영화 나아가 세계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영화인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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