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 혐의를 받고 있는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새벽까지 14시간 넘게 검찰 조사를 받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금품수수 혐의 상당 부분 확인… 압수수색 진행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됐던 최시중(75)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최 전 위원장을 상대로 26일 새벽까지 14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검사 최재경)는 최 전 위원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고향 후배인 브로커 이동율(61) 씨가 파이시티 전 대표 이정배(55) 씨로부터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받아간 11억 원 중 5~6억 원 정도가 최 전 위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브로커 이 씨에게 건넨 돈이 61억 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최 전 위원장이 받은 돈의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가 말을 바꾼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쓴 것이 맞고 언론 취재 당시 ‘조사’라는 용어를 잘못 써서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브로커 이 씨의 운전기사 최모 씨가 최 전 위원장에게 협박편지와 함께 보낸 사진의 사본도 확보했다.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돈에 대한 대가성을 부인했지만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이 권혁세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조사를 마치고 귀가 당시 최 전 위원장은 “청와대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고 사죄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라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또 박영준 전 차관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소환 준비에 들어갔다. 검찰은 박 전 차관의 서울 용산 자택과 대구 사무실 등 3곳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정배 씨로부터 2008년 1월, 박 전 차관이 이사를 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브로커 이동율 씨를 통해 10억 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브로커 이 씨가 이 돈을 개인적으로 썼다고 주장함에 따라 실제로 돈이 박 전 차관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광범위한 계좌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에 대한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박 전 차관도 소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미 구속된 브로커 이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씨의 수첩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첩에서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이름이 발견됐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검찰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씨의 수첩에는 돈 전달과 관련한 내용은 기록돼 있지 않지만 개인적인 약속과 지인들의 연락처가 적혀 있어 또 다른 청탁 리스트가 확인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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