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신학강좌에서 조성돈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교회, 교인수 급감… 목회자 도덕성·자질 등 논란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정도가 개신교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4일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신학강좌에서 조성돈(실천신대 목회사회학) 교수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2010년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4%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개신교 현실에 대해 심각성을 일깨웠다.

‘신뢰한다’고 답한 17.6%에 대해서도 조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인구 통계대비로 볼 때 이들은 거의 개신교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즉, 신뢰하지 않는 사람의 대다수가 ‘비신자 또는 타종교인’이라는 결론이다.

게다가 개신교인 수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교인들조차 교회를 신뢰하지 못해 떠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5년마다 조사되는 통계청 종교인구센서스에 따르면 개신교인 비중은 1985년 16.1%에서 10년 뒤인 1995년 19.7%로 증가했다. 하지만 2005년에는 18.3%로 10년 전에 비해 약 14만 명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조 교수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교회가 교회성장에만 너무 맛을 들여 좌우를 돌아보지 않았다”면서 “자기 교회의 성장만 강조하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선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정우(기독교사상문화연구원) 박사는 지난 16일 열린 장신대 신학포럼에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교회세습 ▲금권선거 ▲성직자들의 윤리의식 결여 ▲교회재정 사용 불투명 등을 꼽았다.

아울러 신 박사는 한국 교회를 ‘위급환자’에 빗대어 “위급한 환자의 경우 적기의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보다 냉철하고 정확한 현실진단이 필요하다. 위기를 위기로 보지 못한다면 바른 처방이 내려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교회가 역사적으로 사회에 공헌한 점도 크다며 이를 교훈삼아 대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조성돈 교수는 “개화기 때 서양의 선교사들이 성경을 가르치면서 한글운동 등을 통해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고취시켰으며, 일제시대에는 구국을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많은 독립투사들이 개신교에서 일어났다”고 개신교를 호평했다.

조 교수는 또 “120년 만에 한국교회가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회와의 소통’에 있었다”며 오늘날의 배타적인 개신교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교회가 마음 문을 열고 사회와 소통하며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공동체로 회복돼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예배 또는 찬양의 형식이나 프로그램에 치우치기보다 기도와 말씀 등 영성을 다지는 데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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