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서는 코리아-한산모시짜기] 1500년 한반도의 명품 ‘백옥같이 희고,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워라’
[우뚝 서는 코리아-한산모시짜기] 1500년 한반도의 명품 ‘백옥같이 희고,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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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풀을 수확하고 있는 한산 여인네들의 모습. (사진제공: 서천군)

여인네들의 땀과 애환이 고스란히 베인 한산모시짜기, 세계가 인정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봄꽃이 한가득 피어오른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한반도의 명품 옷감인 ‘한산모시’가 지어지는 곳으로도 유명한 한산면의 봄을 맞아 ‘짝짝짝짝 탁, 짝짝짝짝 탁’하는 모시베틀 소리와 더불어 아지랑이가 춤을 추고 있다.

지난 17일 찾은 한산모시관은 차분하고 한산한 모습이 기자를 맞이했지만 그 안에는 인내로 단련된 장인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어서오라고 인사하고 있었다.

◆명품을 알아본 세계의 눈

“이 옷감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옷감이 아니야. 명인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어낸 명품이야!”

몇 해 전 유행했던 모 드라마의 유행어지만 한산모시를 소개하는 데 이만큼 적절한 표현도 드물 것이다.

명인이 온 땀과 피를 흘리며 완성되는 한반도 명품 중 으뜸인 한산모시는 충남 서천군 한산면의 특산품이자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유네스코는 택견, 줄타기와 함께 한산모시짜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는 한산모시짜기가 옷감을 짜는 전통기술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해 공동체 간의 결속을 강화하는 중요한 사회․문화적 역할을 수행하는 살아 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높이 샀다.

직조상태가 잠자리 날개와 같이 섬세하고 타 섬유보다 통풍성이 월등해 습기 흡수력과 발산 속도가 빠른 한산모시는 빨면 빨수록 빛이 바래지지 않고 백옥같이 희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윤기가 항상 돋아 새 옷 같은 느낌이 들고 섬유질이 질겨 10년 이상을 입어도 헤어지지 않는 한산모시의 우수성은 이제 유네스코 등재로 세계인의 문화재가 됐다.

◆그곳에 가면 문화재가 살아 숨 쉰다… 한산모시관

살아 숨 쉬는 한산모시를 취재하기 위해 찾은 한산모시관에는 모시베틀 소리가 일정한 리듬을 내면서 사람들을 맞이한다.

서천군에서도 깊이 들어와야만 찾을 수 있는 한산모시관은 봄의 기운을 한껏 받으며 1500년 한반도의 명품 옷감인 한산모시를 생산하고 있었다.

한산모시는 첫 과정부터 마지막까지 수작업으로 시작해 수작업으로 끝난다. 한산모시짜기는 모든 과정이 한산여인네들 손길 아래 이루어진다.

모시짜기라는 것이 전통적으로 여성 중심의 가내작업 형태를 이루고 있어 보통은 어머니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딸과 며느리에게 전수한다. 이에 모시짜기는 마을의 정해진 구역에서 함께 작업하는 이웃들과의 공동체 유대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 태모시를 손에 들고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천군)

 

현재도 한산면 지역 주민 약 500명이 다양한 모시짜기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산모시관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인 방연옥 선생이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취재 당일에도 한산모시관 내 작업실에 있는 모시베틀에서는 ‘탁탁탁’ 일정한 소리를 내며 모시를 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모시는 습도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끊어지기 쉬운 소재라 기후에 예민한 가운데 작업이 진행된다.

따뜻한 봄인데도 모시가 상할까 활짝 문도 열지 못하고 조용히 실내에서 작업 중인 명인의
표정은 온화함과 동시에 강인한 인내심을 표출하고 있었다. 한 평생을 모시짜기에 열중한 명인의 명품은 그야말로 백옥같이 희고 잠자리처럼 가볍게 반짝이며 날아오를 듯 했다.

◆한산모시의 어제와 오늘

우리나라의 모시는 오랜 기간 이용된 직물로 저포․저치라고도 불렸다. 통일신라 경문왕 때 당나라에 보낸 기록으로 보아 외국과의 교역품으로도 이용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모시는 모시풀에서 그 실을 수확한다. 특히 모시 중에서는 한산모시가 으뜸이었는데 품질이 우수하고 섬세하며 단아해 모시의 대명사로 불렸다.

그러다가 일제 해방기 후 시장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모시재배를 장려했으나 수익성 감소와 화학섬유의 발달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최근에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천연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산모시의 우수성과 역사성이 다시 조명받기 시작했고 유네스코까지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서천군은 한산모시 유네스코 등재 이전에도 그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한산모시관 건립과 전통공방 및 전수교육관 설립, 한산모시 홍보관과 한산모시문화제 등을 운영해 왔다.

서천의 특산품인 한산모시의 원산지 부각과 전통문화의 육성발전 및 군민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89년부터는 한산모시문화제가 개최됐다.

문화제에서는 매년 6월 저산팔읍 길쌈놀이를 비롯해 모시길쌈시연 체험, 모시공예, 모시염색체험, 모시음식경연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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