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日 자위대와 훈련시설 공동이용 검토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미국과 중국의 보이지 않는 ‘패권 전쟁’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이 지난 16일부터 12일간 합동군사훈련에 돌입하자 중국과 러시아도 22일부터 6일간 연합군사훈련 실시로 맞대응을 하면서 이 지역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며 태평양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필리핀 등과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 산케이신문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 해병대와 일본의 자위대는 주일 미군 재편 계획의 하나로 필리핀의 훈련 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군과 일본군의 공동 훈련 후보지로는 남중국해인 팔라완섬에 있는 필리핀 해군 및 공군 기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루손섬도 거명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복수의 기지를 공동 사용함으로써 중국의 해양 진출에 맞불을 놓겠다는 포석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 마리아나제도의 미국령 테니안섬 미군 기지를 자위대와 공동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최근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은 필리핀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대중국 공동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그런가하면 미 국방부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따른 정보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새 첩보조직을 만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 조직은 이른바 ‘국방비밀국(DCS)’으로 불린다. 국방부는 국방정보국(DIA) 등에서 작전요원 수백 명을 차출해 중앙정보국(CIA) 요원들과 함께 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정보 수집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표면적으로 DCS의 최우선 첩보수집 대상 국가는 이란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군비 증강을 꾀하고 있는 중국과 핵위협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이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같은 날 필리핀 해안경비대 선박과 대치해온 중국 순시선 2척이 전격 철수해, 양국의 외교 분쟁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24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현지 중국대사관은 전날 성명에서 자국 순시선 2척이 스카보러 섬 부근 해역을 떠났다면서 현장에는 ‘법 집행을 위한’ 선박 1척만이 남아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995년 이래로 이 지역의 영유권과 관련해 양측은 한 치도 양보를 하지 않고 있어 조만간 다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