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프랑스 정치권 불확실… 재정긴축 제동 걸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로존의 재정적자 긴축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최근 네덜란드에서는 마르크 뤼테 총리를 포함해 연립내각이 연 150억 유로(약 22조 5000억 원) 규모의 예산 감축안 협상이 결렬되자 이에 책임을 지고 사임의사를 밝히면서 유로존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앞서 뤼테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은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예산 삭감을 주장해왔으나 자유당이 국민의 복지를 줄일 수 없다며 반대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유럽연합(EU)은 각국의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3.0%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정국 불안으로 네덜란드의 국가 신용등급이 현 ‘AAA’에서 강등될 수 있다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다음 달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앞둔 프랑스의 상황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FT는 현재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좌파 성향의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유로존의 적자 감축 시행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랑드 후보는 과도한 긴축이 경제 성장을 막을 수 있다며 유럽 재정협약에 대해 재협상을 공언한 상태다.

경제지표들도 긴축 추진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23일 발표된 유로존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 잠정치는 47.9로 전월 49.2보다 하락해 5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 요인과 경기지표 하락세에 채권시장에서는 불안한 유로존 국채를 팔고 안전한 독일과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부도 위험도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가산금리는 11.5bp나 뛰어 130bp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서유럽 전체 국가들의 CDS 가산금리도 4bp나 뛰어 285bp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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