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41년 7개월 만에 대기록 작성

▲ 서봉수 9단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야전사령관’ 서봉수(59) 9단이 프로통산 1500승을 달성했다.

지난 20일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제17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 2회전에 출전한 서봉수 9단은 정대상 9단에 승리하며 프로통산 1500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에 이은 3번째의 대기록이다. 통산성적은 1500승 3무 867패로 승률 63%.

통산 1498승으로 LG배 통합예선에 출전했던 서봉수는 당초 기록달성이 불투명해보였다. 중국의 펑첸과의 대결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 26세의 펑첸은 중국랭킹 18위로 2002년 중국 신인왕에 오른 강자다. 그러나 서봉수는 4월 18일에 열린 LG배 예선1차전에서 33세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쾌승을 거둬 1499승째를 올렸다.

이어 ‘속사포’ 정대상 9단과의 대국에서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 서봉수는 대국을 시작한 지 불과 1시간 30분 만에 상대를 제압하며 승리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속기파로 변신해가는 서봉수는 이날 열린 64판의 대국 중에서 1시간 만에 끝난 노장 정동식 6단(70세)과 유병용 아마추어와의 대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빨리 끝냈다.

1970년 10월 1일 제32회 승단대회에서 강문철 초단(작고)을 상대로 프로데뷔 첫 승을 따낸 서봉수는 입단 41년 7개월 만에 대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서봉수 9단 외에 1500승 달성은 조훈현 9단(1870승), 이창호 9단(1588승)이 있다.

서9단은 2단 시절이던 1972년 제4기 명인전 도전기에서 당대 거목 조남철 8단(당시)을 이기고 최연소 명인에 올랐고, 정창현, 이동규, 조훈현, 조남철을 차례로 물리치며 명인전 5연패에 성공, 아직도 ‘서명인’으로 불린다.

조남철, 김인, 조훈현, 윤기현, 하찬석 등 일본유학파가 득세하던 당시 한국바둑계에 순수국내파로 30차례 타이틀을 따내며 ‘된장바둑’의 별칭을 얻기도 했다. 통산 타이틀 30회는 조훈현(158회), 이창호(140회), 이세돌(37회)에 이은 통산 4위 타이기록(조남철, 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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