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의원 원장

 
많은 부모님들이 청개구리 아이 때문에 속을 썩이고 있다. 귀엽고 천사 같았던 우리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부모 말씀에 무조건 반대로 말하고 행동한다. 이른바 ‘청개구리 아이’의 이유와 대처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 번째 이유는 독립성의 발현 때문이다. 아이는 생후 24개월을 즈음해서 자아(自我)가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다. 엄마의 생각과는 다른 자신만의 생각이 자라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엄마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말과 행동으로 표현한다. 둘째, 반항심의 표현 때문이다. 인생에는 두 번의 반항 시기가 있다. 제1의 반항 시기는 만 2세에서 만 4세까지다. 제2의 반항 시기는 사춘기에 해당한다.

반항이란 기존의 질서와 권위에 도전함을 말한다. 따라서 엄마가 정해 놓은 각종 규칙과 권위에 대한 도전의 마음이 생기게 되어 반항적인 말과 행동을 보인다. 셋째, 욕구의 불만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대로 상황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부모가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할 때 아이는 반항적인 말과 행동을 보인다. 청개구리 행동을 함으로써 부모가 속상해 할 때 아이는 오히려 자신의 심리적 불만족이 해소되는 느낌을 갖기도 한다. 넷째, 관심을 끌기 위함이다. 엄마에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일 때 오히려 더 관심을 받고, 더 많은 엄마의 반응을 얻기도 한다. 매사 엄마에게 순종하거나 혼자서 잘 노는 아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엄마의 보살핌이 덜 필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청개구리 짓을 함으로써 엄마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다.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서 아이의 반항이 달라지기도 한다. 독재적 권위 유형의 부모는 아이의 모든 행동과 말을 통제한다. 이 경우 일부의 아이는 반항심이 극에 달하여 청개구리 짓을 한다. 따라서 지나친 금지와 통제를 하고 있는지 살펴본 후 아이의 욕구 충족과 자율성을 높여주는 양육 태도가 필요하다.  방임(또는 무관심) 유형의 부모는 ‘때가 되면 저절로 크겠지’라는 생각에 아이가 잘못해도 '아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필요한 훈육을 제때 해주지 못하다가 간혹 아이를 야단치려고 하면 아이는 거세게 반항한다. 따라서 꼭 필요한 훈육에 대해서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해줘야 아이의 마구잡이식 충동적 언행을 막을 수 있다.

민주적 권위 유형의 부모는 아이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등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하지만 분명한 위계질서도 유지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아이가 엄마를 시험하기 위해서 잠시 반항적인 언행을 할 수 있다. 이 때 부모는 아이의 시험적인 행동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침착함을 잘 유지하면서 일관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육에 대한 자신감의 유지도 매우 중요하다.

청개구리 아이를 어떻게 키우면 될까? 첫째, 화내거나 소리 지르지 않는다. 이와 같은 행동은 아이를 더 자극하여 반항심만 유발시킬 뿐이다. 야단칠 때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평소 가족 전체가 아이를 존중해 준다. 아이가 보통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일 때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칭찬해 준다. 청개구리 행동을 보일 때만 관심을 줘서는 안 된다. 셋째, 부모는 모범을 보인다. 부모가 평소 침착하면서도 온화한 말투를 보이고, 서로 반대하는 경우보다는 협력적으로 상대방의 말을 잘 따르는 자세를 보인다면 아이는 저절로 따라 한다. 넷째, 절대로 때리지 않는다. 부모의 때리는 행동은 아이에게 단지 반항심뿐만 아니라 적개심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 청개구리 아이에게는 화가 나더라도 더더욱 때리지 않아야 한다.

다섯째, 유머나 감동을 이용한다. 아이의 청개구리 행동에 대해서 유머나 감동을 이용해서 반응해 보라. 예컨대 “네가 지금 싫다고 하는 것은 그동안 너무 좋았기 때문에 지겨워서 그렇지?”라는 유머나 혹은 “그래, 오늘은 네가 그렇게 싫어하니까 엄마가 오늘은 하자는 대로 할게. 어서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해.” 등의 감동적 반응을 보인다. 물론 가끔씩 이용해야 효과가 있다. 정말로 걱정되는 것은 청개구리 아이가 아니라 청개구리 어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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