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보수-진보 양자구도 가능성… 연대 불가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4.11 총선에서 참패한 자유선진당(선진당)이 12월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자적인 노선을 탈지, 아니면 보수 대연합을 이루기 위해 새누리당과 연대 또는 합당할지가 관심사다.

선진당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도부를 대신해 생사의 기로에 놓인 당을 구원할 인물로, 6선에 성공한 이인제 최고위원을 선택했다. 선진당은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한 상태다.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5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때까지 당을 이끌게 된다.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한 후 독자적인 행보로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게 선진당의 구상이다.

그러나 4.11 총선 결과로 볼 때 몰락한 당을 자력으로 일으켜 세우기엔 역부족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석수가 5석에 불과한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한 데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민심은 싸늘하기 때문이다.

선진당이 총선에서 ‘여야 정당 심판론’과 함께 ‘충청권 독자 세력론’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 비대위원장은 대선과 관련해 “아직 7개월이나 남았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보면 이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며 “변화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독자적인 노선에서 상황에 따라 보수 대연합 모드로 바꿀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회창 전(前) 대표도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보수가 한데 뭉쳐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서 “내가 지금 전면에 나서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보수의 토대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보수 대연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또 군소정당의 몰락과 12월 대선이 보수-진보진영 후보의 양자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세(勢) 결집이 요구되고 있어 보수 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19대 국회의 안정적인 운영과 12월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선진당에 적극 러브콜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올해 초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을 이룬 만큼, 보수 대연합을 전제로 선진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4.11 총선에서 ‘턱걸이 과반’을 이뤘지만, 과반 의석수가 최근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그 대안으로 선진당과의 합당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형태 당선자가 18일 탈당한 데 이어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문대성 당선자도 출당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의 비대위 체제가 이제 막 출범한 만큼 보수 대연합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경우, 그 시기는 19대 국회가 개원하는 6월경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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