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길 7대 국가상징물 연구가

나라문장인 국장(國章)에 대해서는 아는 국민이 별로 없다. 문장(紋章)은 가문이나 단체의 계보·권위 등을 상징하는 장식적인 마크로서 서양에서 발달하여 영국의 문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나라도장인 국새(國璽)는 국가의 직인으로 동양에서 주로 발달하여 인감 등으로 사용되는 귀한 물건이다. 팔만대장경과 같은 귀중한 목판 문화재도 있다.

이들은 그림의 디자인과 조각으로 대표되는 미술학문에 속한다.

20세기 중반을 넘어가면서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는 하나의 공동체로 급속히 전개된다. 도장은 날인과 인쇄의 편리함은 있으나 문명의 발달로 위조기술도 뛰어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 또 복사기술의 발달로 수표나 화폐, 심지어 그림까지 위조해 속이다 보니 사회의 골칫거리가 됐다.

이러한 이유로 국새의 중요성이 사라져 종주국이던 중국이나 인접 일본 등은 외교문서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우리 정부도 위조와 관리 등을 이유로 인감을 폐지하는 대신에 본인 서명으로 바꿨다. 서양은 일찍부터 도장이 아닌 각자의 서명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함으로써 위조를 원천적으로 근절했고 상상력이 풍부해 그림과 디자인이 발달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새를 사용한다. 선조시대는 외교문서에 날인할 때 사용했다. 지금은 헌법 전문 등에 날인할 때 사용한다. 헌법은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9차례 개정됐고, 1987년이 마지막 날인이었다. 그 후 25년 동안 한 번도 헌법 개정을 안 해 날인이 없이 관리인원을 별도로 두고 특별 관리한다. 그 외 표시는 나라문장과 이중으로 표시된다.

선조 때는 속국으로 황제가 아닌 왕(거북)의 상징이었고, 지금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상징(봉황)이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기본취지에 맞지 않는다. 국가상징물의 기본취지는 국가대변과 국민통합에 있다. 이는 북한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지정하지 않아 웃음거리가 될 수가 있다. 시대정신에 맞게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그림과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나라문장은 세계 각국처럼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아 이미지와 의미조차도 국민의 태반이 모른다.

나라문장은 1960년대 초에 서양문물을 전수해 국가의 휘장으로 제정됐고 세계 각국의 외교문서 등에 표시돼 대한민국을 대변한다.

그러나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처럼 애칭 없이 나라문장 그대로 불리어 상징성은 떨어지나 세계 각국의 국장처럼 외교문서나 여권, 외교시설 등에 다양하게 표시된다.

이미지는 태극문양을 무궁화 꽃 중앙에 표현하고, 리본을 외곽으로 감싼 형태이다. 의미는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태극문양을 동양으로 상징되는 한반도 무궁화 꽃에 서양의 문물인 리본으로 감싼 형태로서 세계 중심이 되는 동서양 중심국가의 표현으로 요약된다. 태극과 동양사상 무궁화, 서양문물 리본으로 디자인된 휘장은 1963년 12월 10일 제정되어 3회 개정을 거치고 외교공관과 문서 물자 등에 표시하여 활용되고 있다.

21세기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이 다민족국가로 변모되면서 국가의 정체성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제는 나라문장의 위상확립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방안은 태극기와 애국가처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나라문장의 애칭을 정해야 한다. 애칭은 이미지와 의미, 내력 등을 참고해 ‘한반도’로 정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선양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태극기, 애국가 등과 함께 국가상징물 지정 및 통합선양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한반도는 21세기로 들어서면서 나라문장처럼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함과 함께 대한민국은 다문화의 정착으로 동서양의 중심국가로 우뚝 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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