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4.11 총선 결과에 의하여 여야 각 당의 지도부가 분주하게 움직일 시점이다. 새누리당은 예상한 대로 비상대책위원회가 물러나고 정상적인 지도체제로 전환될 것이고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가 물러났고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통합진보당도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3인의 대표체제가 단일대표 체제로 바뀌게 될 것으로 본다. 자유선진당은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심대평 대표가 물러났으니 그 자리를 대신할 지도부가 들어설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표후보로 강창희, 황우여, 김무성 의원 등이 언론에서 거론되고 수도권의 젊은 의원으로 남경필, 정두언, 정병국 의원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쇄신을 약속하고 출발했으니 기존의 고정관념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누구든 대표로 나설 수는 있지만 이런 인물로는 새누리당의 혁신지도부를 이끌기에는 미흡하다고 본다.

당 대표를 원내에 진출한 국회의원으로만 선출하겠다는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 당 대표는 원내외를 망라하는 새누리당의 얼굴을 뽑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의 표심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다면 보다 젊고 혁신적인 수도권 출신의 인물을 새로운 대표로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가 따로 있으니 당 대표는 새누리당의 모든 당원을 대표할 만한 쇄신인사를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임명직 최고위원도 원외인사를 선출해서 당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젊은 층을 배려해야 할 것이다. 비대위에서 이준석을 등장시켜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준석 위원의 역할은 젊은 층이 새누리당을 선호하게 만든 이유가 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구성도 쉽게 결정 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한명숙 대표체제로 선거를 지휘했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것이 판명되었으니 한명숙 전 대표의 혁신 민주통합당의 구상은 좋은 결과가 되지 못했다. 친노계와 486으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진출이 수도권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으나 구 민주계의 반발도 심각한 상황이다. 당내의 친노를 대표하는 세력들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자신들의 의도대로 당권을 잡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비노를 대표하는 비주류들이 당권을 잡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면 제3의 인물로 당 대표를 세울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제3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친노세력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비노 측의 반발이 생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구성은 새누리당에 비해서 내부적으로 치열한 논의과정을 겪을 것으로 본다. 당 지도부의 전원사퇴 후에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난 후에 선거체제의 지도부를 구성할 것인가 아니면 임시 당 대표가 전당대회까지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당 내부의 난상토론이 예상된다.

통합진보당은 단일대표 체제로 간다면 더욱 치열한 대표경쟁이 예상된다. 진보신당 그룹과 국민참여당 그룹과 민노당 그룹이 당 대표 자리를 두고 의견차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은 대표를 할 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이고 이인제 의원이 자연스럽게 당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당의 대표는 주류와 비주류, 당권파와 비당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지도역량과 통합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또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새누리당의 리더십은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리더십이었지만 이것이 국민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했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당 대표는 보다 젊고, 보다 혁신적이고, 보다 새로운 인물이 당의 전면에 등장해야 할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당 대표를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 내부에서 대표감을 고르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본다. 당권을 놓고 친노계와 비노계가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면 제3의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당 대표의 선출은 여야 모두 매우 중요한 시점이고 당 대표 선출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에 당의 신중한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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