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희 국민대학교 교수

눈과 귀가 시끄럽다. 각종 언론매체마다 첫 시작은 약합부절(若合符節)처럼 똑같다. 바로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이다. 다른 바쁜 일들이 많아 선거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전체 분위기에 휩쓸려 뭔가 중요한 일이 우리에게 다가올 것임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이 이만큼 급성장한 배경에는, 즉 잘먹고 잘살게 된 것은 뛰어난 리더의 역할이 컸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는 다음 4~5년간 한국호의 선장을 맡는 리더를 뽑는 것으로 우리 미래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와 성장을 같이 한 스포츠에서도 각 종목마다 리더를 뽑는 데 한창이다. 바로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이고, 올 7월에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을 위한 것이다. 런던올림픽은 1948년에도 개최하였는데 그때에는 한국이 최초로 태극기를 달고 참가하여 메달을 땄다. 67명의 선수단을 보내 동메달 2개를 차지했다. 올해에는 26개 전 종목에 걸쳐 400여 명의 임원과 선수로 구성될 전망이다. 선수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종합 9위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종합 7위의 여세를 몰아 올림픽 3회 연속 톱10 진입의 목표를 갖고 있다. 국회의원들만큼 국가대표가 모여 있는 태릉선수촌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대표와 리더는 중요한가? 과거 성공의 비결은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탱크처럼 밀어붙일 수 있는 리더십과 단단한 조직을 누가 갖느냐에 달려있었다. 리더가 지시한 대로 팔로워가 잘 움직이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지는 시대였다. 따라서 리더십이 중요하다. 지금도 그러한가? 조금 달라진 점이 과거 리더십만큼이나 팔로워십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도 국민이 따라주지 않으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없으며 국가대표 선수들도 온 국민의 환호와 관심이 없다면 대표라는 것도 껍데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리더는 팔로워의 역할을 해야 하며 각각의 팔로워도 리더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실질적으로 리더가 조직 발전에 기여하는 공헌도는 10~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90%는 리더를 따르고 보좌하는 팔로워에 의해 좌우된다. 훌륭한 리더 주변에는 뛰어난 스태프들이 있고 그와 비전을 공유하는 수많은 팔로워들이 있다. 성숙한 사회와 조직 그리고 국가일수록 그러하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이며 세계 50대 경영사상가인 바버라 켈러먼은 <팔로워십>에서 좋은 팔로워가 되는 것은 좋은 리더가 되는 것이며 팔로워십 없이는 리더십도 없다고 하였다. 즉, 이들 간에 경계와 구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간격을 없애는 방법이 바로 소통이다. 대중, 선수,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정치지도자, 국가대표 선수, 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보좌관, 비서, 언론의 중요성이 커지며 새로운 소통의 도구로 급성장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즉 트위터, 페이스북, 문자메시지,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소통혁명 장치들이다.

경제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은 우리 사회가 지식정보화 중심에서 공감의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고 하면서 경쟁보다는 공존과 협력으로, 수직보다는 수평적 조직과 사고를 해야 함을 말했다. 이때에도 공감과 협력의 기초는 소통이다. 서로 간에 소통 없이 공감과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저 멀리서 조금씩, 그러나 분명히 다가오는 봄의 기운처럼 소통을 이뤄내는 정치지도자, 국가대표 선수가 한국호의 핸들을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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