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이 책을 처음 보면 굳이 일본어인 ‘와주테이(인공제방)’를 타이틀로 삼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와주테이는 ‘わ-じゅう(輪中, 와주)’라고 하는 일본어에 기원을 두고 있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알아차렸을 것이다. ‘윤중’이라는 이 단어, 우리말에도 한자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 어색한 표현은 지명 이름에 들어가 있다. 바로 여의도 ‘윤중로’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정치를 상징하는 곳이다. 그러니 ‘와주테이의 박쥐들’이란 여의도의 대표적인 변절자와 기회주의자들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저자는 족보도 알 수 없는 ‘윤중’이라는 말이나 윤중로에 서식(?)하는 기회주의 정치인들을 사라져야 할 존재로 규정한다.

저자는 맨 앞부분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김문수는 자신의 저서나 인터뷰 또는 대담 등을 통해 자기소개를 할 때마다 언제나 이 몰락한 양반 가문의 후예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 사실이 본인에게는 아주 자랑스럽게 여겨졌던가 보다”라며 “그런데 이 양반이라는 계급의 정체는 무엇인가. 양반은 조선시대의 불평등했던 신분제도의 최상위에 군림했던 계급이었다.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그의 머릿속에 신분 계급적 이데올로기가 아주 강하게 남아 있다는 것과 의미를 같이한다”고 꼬집는다.

그런가 하면 “그의 저서를 보면 ‘공부 잘했다’와 ‘서울대’라는 단어가 자랑스러운 어감으로 빈번하게 등장한다”면서 “그는 또 조갑제와의 대담에서도 ‘엘리트를 키워야 한나라당이 산다’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김 지사를 ‘기회주의자’로 평가한다.

저자는 “그가 출옥 후 변절을 하려고 한 그 순간부터 그의 머릿속엔 ‘기회주의’ 이념이 강하게 자리잡았다”면서 “자신들은 민중을 위해 헌신했는데, 그 민중으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는 실망감 그리고 더 이상 진보운동으로는 현실정치에 뛰어 들어갈 수 없다는 현실적 자괴감과 무기력함이 김문수를 지배하자 이후 그는 완벽한 변절의 길로 들어섰다”고 설명한다.

이외에도 저자는 이재오, 심재철, 신지호, 손학규, 홍준표, 전여옥, 김진표, 홍정욱, 변희재 등 정치인을 변절자와 기회주의자로 등장시키며 그들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동형 지음 / 왕의서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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