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훈련 기업교육… 10년에 국내 우뚝

[천지일보=이희선 시민기자] 인적자원개발 분야는 점점 더 구체화, 다양화되고 있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보면 과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대기업 평균 이직률 10.9%, 중소기업 평균 이직률 18%라는 조사결과가 이를 대변해준다.

 

▲ 지난 1월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 한 기업의 신입사원들이 해상훈련에 열중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소위 몸값 상승의 도구로 중소기업 내에서의 이직률은 그렇다 하더라도 대기업에서의 이직률 10%대는 분명 짚고 넘어가볼 문제다. 이직률이 높다는 것은 인적자원 낭비를 가져온다. 인적자원개발을 위해 교육일정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담당자나 기업 입장에서는 어쩌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헛된 수고를 하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렇다면 헛된 수고를 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교육을 통한 경과 또는 피드백이 좋으면 된다. 좋은 결과란 ‘빠른 효과’와 ‘지속가능한 효과’를 말한다. HRD라는 듣기 좋은 명목으로 책상에 앉아서 시간 때우기식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몸으로 부딪치고 마음으로 느끼면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어쩌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래서 HRD교육의 아웃도어 프로그램이 탄생했고 그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이상이다.

국내 아웃도어 교육프로그램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해병대 체험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도입해 현재까지 약 3만여 명의 기업 임직원들이 다녀간 해병대 전략캠프는 60년 전통의 해병대만이 갖고 있는 군사훈련 프로그램을 변형해 기업조직 훈련에 맞게 정형화했다.

국내최초의 해병대 아웃도어 프로그램

해병대출신들로만 구성된 해병대 전략캠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교육 프로세스와 노하우 등이 맞춤형 시스템으로 짜여있다. 이곳의 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이희선 훈련본부장은 1989년 해병대 하사관 교육대를 거친 후 해병대 전우회 홍보실장으로 일하던 중 해병대 출신 영화감독 김기덕 씨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권유로 민간인들이 해병대 훈련을 체험할 수 있는 캠프를 만들게 됐다.

이후 예상치 못했던 반응과 호응으로 어린이들의 신청이 줄을 이었고, 대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본부장은 “그렇게 시작된 해병대 캠프는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아이들을 교육하려는 목적이었지 사업으로 해보려는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각 기업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

기업교육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형태로 면모를 갖춘 해병대 전략캠프의 첫 교육대상은 인터콘티넨탈호텔의 신입사원 교육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확한 커리큘럼도 없었고, 해병대 군사훈련프로그램에서 강도만 조금 낮추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후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맞는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짜기 시작했다. 이 맞춤형 프로그램이 해병대 전략캠프의 차별화된 전략이다.

예를 들어 이론교육의 경우 여러 학자들과 이론가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시된 프로그램의 틀에 학습자를 끼워 맞추는 형태라면, 해병대 전략캠프의 교육 프로그램은 해당 기업의 문화, 역사, 조직문화, 비전, 목표, 업태, CEO의 경영 마인드 등 모든 요소를 반영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있다. 물론 담당 교관들이 사전 학습자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인지한 후 훈련에 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며, 이러한 열정의 결과 학습자들은 훈련 현장에서 방식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거나 교관들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일은 없다. 올바른 결과 도출을 위해 과정의 고통을 이겨내는 이러한 교육 형태는 어느 기업 조직에서나 요구하는 사항이기에 모든 과정이 끝난 후 CEO를 비롯한 책임자들의 호응은 남다르다.

 

▲ 한 건설사 임직원들이 해상 IBS훈련에 열중이다. 이 회사는 대표이사와 과장급 이상 900여명이 2박3일 일정으로 수료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History 만들어진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감정을 바탕으로 감성이 나온다. 이성은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만 감성은 저절로 기억되는 본능이다. 이렇게 기억된 감성의 저장장치는 위기의 순간, 고통의 순간에 위기관리 능력으로 발휘된다.

남자들이 군대생활에 대한 이야기거리를 평생 입버릇처럼 하는 이유는 감성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해병대 전략캠프 또한 마찬가지다. 교육훈련 중에 사용하는 용어와 입소의 순서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병 캠프의 기수가 나뉘며, 이는 곧 또 하나의 히스토리(history)가 되기 때문에 이를 통한 정서의 공유는 조직을 하나로 묶어주며,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업무 성과는 분명한 차이가 난다.

짧은 훈련, 긴 여운

현재 해병대 전략캠프에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참가하고 있다. 훈련소는 실미도, 대부도, 안면도, 선감도, 양평, 대둔산, 전남 무주 등지에서 이뤄지며, 입소 직후부터는 사내에서의 직급과 직위는 사라진다. 또한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모든 훈련의 첫 시작은 조직 내 리더로부터 시작해 '솔선수범'의 정신을 실천하게 만든다. 이 본부장은 훈련성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훈련을 더 잘 해내리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들이 훈련과정과 이해도가 가장 높으며 결과 또한 좋다. 비움의 결과이다.”

훈련이 시작된 후 참가자들의 변화된 모습이 발견된다. 각 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협동심과 도전정신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는 짧은 기간 최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해병대 전략캠프에 참가했던 국내 대표적인 HR 전문기업의 가재산 조인스HR 대표는 모 언론에 다음과 같은 캠프 경험 후기를 밝힌바 있다.

“짧은 1박 2일의 훈련 기간에 참 많은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을 닮아만 가는 ‘First follower’가 아니라 창조와 도전 정신으로 앞장서나가야 하는 ‘First runner’가 되려면 해병대의 정신에서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HRD교육은 이론과 실제를 하나로

▲ 이희선 훈련본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해병대 전략캠프의 이희선 본부장은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담당 교관들과 함께 한겨울 설악산, 지리산 등 야간종주와 무인도 탐험 등 극한의 상황을 경험한다. 올해에는 백두대간 종주를 예정중이다. 이를 통해 개발된 교육프로그램은 적재적소에 학습자들에게 반영되며 새로운 효과를 창출한다. 현재 취업 캠프, 취업박람회, 대학 강좌 등에서 인기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이 본부장은 지난해 9월 ‘2011 대한민국 대표강사 33인’에 선정되고 서울시교육청 지식기부 명예교사로 뽑히는 등 다양한 HRD활동을 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가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병대 전략캠프 교육은 알을 깨주는 의미 있는 교육이다. 또한 HRD 교육은 이론과 실제를 분리하기보다는 하나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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