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2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오원춘이 10일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연합)
수원 사건 13초 반전 CCTV 공개… 계획적 범죄 증거
오원춘 10일 검찰로 송치… 추가 범죄 조사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쑥색 점퍼와 검정색 바지, 슬리퍼 차림의 40대 한 남자가 수갑을 차고 호송차량에 올랐다. 입술을 꽉 다문 채 고개를 푹 숙였지만 얼굴이 환히 다 드러났다.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수원 20대 여성 살인 사건의 피의자 오원춘(42)이 10일 검찰로 송치됐다. 경찰은 여타 사건과 달리 송치 과정에서 오원춘의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은 검찰은 오원춘의 잔혹한 범행수법으로 미뤄 초범자의 소행은 아닐 것으로 보고 추가 범죄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이 검찰 송치 전 공개한 13초 CCTV에는 오원춘이 범행 당시 장면이 포착됨에 따라 오원춘이 경찰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진술이 거짓말로 확인됐다.

사건 장소에서 5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CCTV를 판독한 결과 오원춘은 전봇대 뒤에 숨어 있다가 걸어오는 피해 여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어깨를 부딪쳐 넘어지게 했다. 이후 피해 여성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갔다. 13초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오원춘의 진술과는 전혀 다른 반전이다.

검찰은 오원춘이 의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오원춘이 2007년 이후 거주해온 거제와 부산·제주·용인 등을 중심으로 여성 실종 및 살인 사건 등에 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형사3부에 배정하고, 지석배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강력범죄 베테랑 검사 3명과 4명의 수사관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또 전국의 일선 경찰서와 공조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오원춘의 추가 범행이 드러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수원 사건의 부실한 경찰 초동대처에 책임을 지고 조현오 경찰총장까지 사의를 표명했지만 경찰 의 부실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감과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112의 미흡한 대처, 상황 오판, 부실수색, 사건 축소, 거짓 해명 등 총체적으로 드러나면서 재발 방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112신고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황의갑 교수는 “해외에서는 상황실 인력을 민간에게 맡겨 해당지역 지리에 밝거나 전문적인 사람이 업무를 보는데 현 경찰 업무 자체는 순환체제여서 한계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또 “급박한 상황을 잘 처리하기 위해서는 각 상황에 맞도록 업무 분담이 될 수 있는 매뉴얼 시스템이 체계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원 사건과 영등포 직업소개소 직원 살인 사건 등 중국 동포에 의한 강력 범죄가 보도되면서 이들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동포 김윤희(가명, 41) 씨는 “‘왜 저런 일을 저질렀을까’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한국 법이 더 강해져 법적 처벌을 제대로 받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번 일로 한국사회에서 중국 동포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질까 봐 걱정된다”며 “대부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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