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수원 토막살인사건의 범인인 우원춘(42)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경찰의 수사력이 더욱 호된 지탄을 받게 됐다.

9일 경기지방경찰청이 범행 장소인 집 앞의 전신주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사건이 발생한 1일 오후 10시 32분경 귀가 중이던 피해자의 앞에 갑자기 우 씨가 나타나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밀치며 넘어뜨린 후 집으로 끌고 들어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CCTV에 찍힌 13초간의 범행 순간은 사고지점과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촬영됐기 때문에 어둠 속의 형체만 보일뿐 상황을 선명하게 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동안 경찰은 범인인 중국인 우 씨의 진술만을 토대로 우 씨가 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지나가던 피해자와 부딪쳐 우발적으로 사건이 벌어졌다고 범행동기를 밝혀 왔다.

지난 1일 사건이 발생 한 후 9일 만에야 집 앞의 CCTV를 확인한 셈이어서 수사과정의 허점으로 비난을 받아 온 경찰의 초동수사가 다시 한 번 문제점을 드러내며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경찰은 이날 CCTV를 통해 계획적인 범행임이 드러남에 따라 우 씨가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며 통화내역과 우 씨 입국 후의 사건 등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과 서천호 경기경찰청장은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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