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오 경찰청장이 9일 경찰청사에서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천호 경기청장도 사퇴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수원 피살)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었는데 계속 국민을 분노케 만든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책임을 안지면 누가 책임지겠습니까.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9일 오전 경찰청에서 수원사건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퇴를 표명했다.

조 청장은 사퇴 배경에 대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며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112신고센터의 무능함에 따른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사건 축소와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경찰의 가장 중요한 책무를 다하지 못한 만큼 관련 책임자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전했다.

조 청장은 특히 가족을 잃은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용서를 구한다며 경찰의 무성의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사건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쳐드린데 대해 깊이 자책하면서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조속히 정비하고 112신고센터와 상황실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지방청 단위로 과장이 지휘하는 112신고센터와 상황실 등을 별도기능으로 분리, 지휘관 직속으로 두고 수당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조 청장은 “경찰에 일과 승진이 따로 가는 풍토가 있다. 인사비리도 많이 없어진 만큼 시험을 통한 승진을 축소시키고 일을 열심히 하는 제도를 도입,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서는 “방어에 급급하지 않고 유가족들에게 충분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며 “경찰관들의 자체 모금도 전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한 대응이 명백해 이명박 대통령은 조 청장의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청장이 사퇴한 이후 서천호 경기지방경찰청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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